정치
[인기척] 김기현 "정권교체 원동력은 민주당 '내로남불'...'검수완박'은 대혼란 야기"
입력 2022-04-28 11:17  | 수정 2022-04-28 16:05
김기현 의원이 MBN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들을 만나 정권교체의 원동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사진=MBN
"민주당 검수완박 강행은 그 동안 지은 죄가 많기 때문"
"굴종적인 대북관은 그만…사전 억지력 키워야"
"문 대통령, 화성에서 왔나?…인식 체계 완전히 달라"
"퇴임 후가 아름다운 정치인이 되는 게 꿈"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누구보다 원내대표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중책에서 내려온 만큼, 마음은 홀가분하지만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 처리 분위기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지난 27일 오전, 김 의원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났습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검수완박'은 권력형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라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일뿐 아니라 대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대선과 정권 교체 과정을 설명할 때는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 대해서도 "화성에서 온 사람 같다"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새 정부를 향한 조언도 함께 들어봤습니다. '인기척'은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인턴 기자가 체험해보고 척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Q. 국민의 힘 원내대표로 대선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정권 교체의 힘, 어디에 있었다고 보시나요?
김기현 의원(이하 김 의원) : 이번 대선은 민주당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적인 기대 속에서 출범하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지만 알고 보니 가장 불공정하고 불평등했단 걸 국민이 알게 된 거죠. 말과 행동이 너무나 다른 '내로남불'의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민주당 정권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변화와 개혁에 대해 말했지만, 실제로는 기득권만 강화시켰습니다. 결국 민주당 정권과 지도부가 '꼰대', '수구', '기득권'이 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국민들이 알고, 그래서 이 정권을 심판했다고 봅니다.

Q. 대선 결과를 가른 '득표율 0.73% 포인트 차이'를 두고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의원 : 대선 당시 상황은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습니다. 국회만 하더라도 180대 100이라는, 절대 다수를 민주당이 점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어느 면을 보더라도 이기기 어려운 정치 지형이었습니다.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이겼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렇게 비유해요.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으며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했죠. 0.73%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선진화된 민주주의로 만드는, 위대한 도약을 가능하게 한 발걸음이라고 봐요. 선거 직전, 전국민 재난지원금 같은 포퓰리즘이 쏟아졌지만, 우리 국민들이 선진화된 의식으로 자유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와 같이 포퓰리즘에 표를 매수당하지 않은 국민의 승리죠.

이대남·이대녀 갈라치기, 청년 문제 본질 흐려…프레임 없어야


Q. 대선 과정에서도 그랬고, 후에도 이대남・이대녀 갈등은 더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까요?
김 의원 : 이대남, 이대녀 갈등의 본질은 정치적인 이해득실 때문에 정치권에서 갈라치기 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과거, 지역감정을 부추기면서 호남과 영남의 갈등을 유발한 적이 있었죠. 정치권이 이런 문제를 이용해 이슈를 만들고, 언론이 키우면서 실제 사회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억 걱정이예요. 저 또한 정치인으로서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단어를 처음 만들어 갈라치기했던 사람들은 두고두고 심판 받을 것입니다. 지금 주목해야할 점은, 이대남과 이대녀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 공통의 문제입니다. 이대남과 이대녀로 나눠 본질을 흐리고,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일은 없어야 해요. 이 프레임 자체가 아주 나쁜 겁니다. 저는 청년이 가진 공통의 문제를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접근할지에 주목해야한다고 봐요. 청년을 단순한 '약자'나 '피해자'로 보고 기성세대가 시혜를 배풀거나 배려하는 측면이 아니라 당당하게 능력 발휘하도록 공동 선을 만들어주고, 시스템적인 보완을 해야합니다.

<이대남, 이대녀 갈등을 정치권이 책임지고 풀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김 의원은 "정치권의 자정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정치권에서 이를 이용하려는 욕구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이 더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민주, 검수완박 의지 확고…지은죄가 많아서"


Q.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강행하는 분위기입니다.(인터뷰는 검수완박 법안의 본회의 상정 전에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9월, 언론중재법 민주당 단독 처리를 무산시킨 바 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김 의원 : 검수완박에 대해서 민주당이 가진 의지가 아주 확고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라고 봐요.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지금 전체의 70%만 수사됐습니다. 나머지 30%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임종석 전 비서실장, 조국 전 민정수석 등과 관련한 수사인데. 아직 덜 돼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와 같은 사안들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죠. 이런 걸 수사 못하게 막으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권력형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 꼼수는 안 통할 겁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 통과시키면 은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팩트지요. 언론이 가진 가장 큰 힘도 팩트에 있는 것 아닙니까? 팩트가 있는데, 어떻게 권력과 힘으로 막을 수 있겠어요?

Q. 검수완박 강행 처리 땐, 정국이 어떻게 될까요?
김 의원 : 장담하는데 엄청난 혼란이 올 겁니다. 검수완박 이후에 필요한 수많은 다른 절차들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억울한 사기 피해를 당해 검찰에 고소했는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합시다. 그래서 억울한 심정으로 이의신청을 합니다. 이 경우 해당 항고사건은 서울고등검찰청에 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항고사건은 어디서 수사하게 될까요? 이런 게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요. 이런 혼란이 사회 전반에 엄청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그 혼란은 국민의 몫으로 남을 것입니다.


김기현 의원이 북한의 도발 행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말하고 있습니다. / 사진=MBN



굴종적인 대북관 용납 안돼…자주 국방 강화로 억지력 키워야


Q. 외통위 소속으로 의정활동 하고 계신데요. 북한의 군사적 도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 지요?
김 의원 : 북한 도발과 관련한 자료를 뽑아봤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한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7번, 12년 MB 때 2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 2022년에만 4월에 13번 도발했습니다. 2019년에도 13번입니다. 이렇게 도발을 해도 자꾸 그냥 넘어가니 대한민국이 북한에게 아주 만만하게 보이는 겁니다. 굴종적 대북관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키웠다고 봅니다. 새 정부는 국방력을 키워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국을 지킬 힘이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통해서도 알 수 있죠. 특히, 사전 억지력을 키워야합니다. 전쟁을 원하지 않으면 전쟁을 준비하라”라는 말이 있죠. 임진왜란때 율곡의 10만 양병설이 묵살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수많은 우리 조선 백성들이 고초를 겪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동맹으로 국가 군사적 동맹도 강화해야합니다. 우크라이나가 EU, NATO에 가입됐으면 침략당하지 않았을 거예요.

< 지난 11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회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 의원에 소감을 물었습니다. 그는 "짠했다"며 "한인 교포 출신의 통역관이 통역을 하면서 울먹이던데, 두려운 마음과 짠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Q.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국회 연설 당시, 국회의원들의 참석이 아주 저조했습니다. 이를 질타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잖아요?
김 의원 : 우리가 어찌 보면, 외교에 대해 너무 무관심해요. 우리나라 전체의 기조나 국민들의 인식에도 외교 문제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지금보다는 더 외교 문제에 있어서 예민했으면 좋겠는 바람입니다.

文, 화성에서 온 사람 같아…인식 체계 완전히 달라”


Q. 지난해 문재인 정부 5년을 평가한 국회 원내대표 연설이 화제였습니다. 지금, 문 정부를 다시 평가한다면?
김 의원 :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 체계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꼭 ‘화성에서 온 사람 같습니다.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바탕이 없습니다. 원내대표 당시 박범계, 전해철 장관을 교체하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 민주당 출신 의원 장관이 선거 관리를 한다는 게 말이 안되잖아요. 이런 경우가 지금껏 없기도 했고요. 그런데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정당 소속이라고 해서 선거 공정성 시비에 단 한 번도 논란이 된 적 있냐"고 반문하더군요. 최근 진행된 문 대통령 대담만 봐도, 동떨어진 별세계에 사시는 분같이 느껴졌습니다.

김의원이 6.1 지방선거에 대해 국민의 힘 성적표를 예상해보고 있습니다. / 사진=MBN


지방선거 한 달 앞으로…"이길 것이고, 이겨야 한다"


Q. 6.1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통령 취임 직후 이뤄지는 지방선거인데, 국민의 힘 성적표를 예상해본다면?
김 의원 :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 하고 있습니다. 정부 출범 이후에 정국운영을 잘하면서 문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면 주요 지역에서 승리할 것으로 봅니다. 경기지사가 중요한 바로미터라고 생각해요. 충남이나 충북, 대전과 같은 중부권은 현재 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입니다. 결과를 자신할 수는 없지만 국민의힘이 이긴다면 큰 의미들 둘 수 있을 겁니다. 이길 것이고 이겨야죠.

Q. 앞서 언급하기도 했던 2018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당사자이기도 한 문제인데, 이번 선거를 관전하는 소회는 어떤가요?
김 의원: 문 대통령은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직권남용 수준이라고 폄하했습니다. 그건 3.15부정선거가 해프닝이었다고 말하는 것이랑 똑같다고 봐요. 문 대통령의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성 가지고 국민에 접근…퇴임 후가 아름다운 정치인 될 것"


Q. 최근 MBN에서 시상하는 '참 괜찮은 의원상'을 수상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김 의원 : 정치하면서 스스로의 철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함부로 약속하지 않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약속하면 지킨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내대표를 하면서 그래도 잘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100% 완벽할 수 없지만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협치하면서도 내 주장 관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열악한 여건에서도, 치른 선거에서 승리했고 국민 눈살 찌푸리지 않게 노력했습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에게 접근하고 노력하면 국민들이 인정해주신다고 믿어요. 그래서 '참 괜찮은 의원상'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국회의원에 울산시장, 여기에 원내대표까지 하면서 정권 교체에도 성공했습니다. 정치적 미래를 귀띔해 주신다면?
김기현 의원 : 원내대표를 하면서 당대표 권한 대행을 했습니다. 뒤에 붙은 네 글자는 떼어야 하지 않겠어요? (웃음) 더 큰 꿈이 없다는 건 거짓말일 테고, 그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정치를 그만 뒀을 때, 그러니까 퇴임 후가 더 아름다운 정치인, 박수 받을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꼭 그런 정치를 할 겁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이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hhy122046@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