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코로나 후유증, 3개월 이후부턴 우울∙불안∙인지기능저하↑
입력 2022-04-28 11:10  | 수정 2022-04-28 11:15
사진 = 픽사베이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
"'마음의 병' 아닌 실제 뇌 기능 변화 동반하는 정신건강질환"
신경과∙안과∙만성피로∙소화기 등 다양한 후유증 증상

코로나19 격리 해제 후 3개월까지는 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소화기 이상, 만성 피로 등의 후유증이 많지만, 3개월 이후부터는 우울과 불안,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진다는 분석이 등장했습니다.

명지병원(이사장 이왕준)은 지난 26일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는 주제로 개최된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정신건강의학과 장진구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신건강질환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후유증은 단순한 '마음의 병'이 아니라, 실제 뇌기능의 변화를 동반하는 정신건강질환이다"라며 "인지기능 저하의 경우 고압산소치료를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명지병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 정신건강의학과 장진구 교수. / 사진 = 유튜브 '명지병원' 영상 캡처

이번 심포지엄에선 약 1개월간 후유증 환자를 직접 치료한 의사들이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후유증의 양상을 분석하고 향후 의료 현장에 필요한 후유증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안했습니다.

신경과 정영희 교수는 "고령에서의 섬망 증상과 인지저하 증상은 코로나19 감염 시나 해제 후 2~3개월 이후까지도 나타난다"며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집중이 어렵고 멍한 증상의 경우는 우울, 불안, 피로 등과 연관이 있어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유증은 신장 기능 저하로도 나타났습니다. 신장내과 권영은 교수는 "후유증으로 신장 기능이 급격히 감소되는 급성신질환이 흔한데, 이 중 투석을 필요로 하는 중증환자는 사망위험도가 높다"며 "코로나19 감염 후 급성신질환 발생 시, 퇴원 이후에도 신장기능(사구체여과율)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심장내과 이재혁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중증환자의 25%에서 심근손상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등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후유증으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심근염이나 심낭염, 관상동맥질환을 의심하고 반드시 심전도, 심초음파 등의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성피로 후유증에 대해선 증상에 따른 협진과 영양 치료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가정의학과 한민정 교수는 "만성피로 후유증에 대해선 운동치료를 위한 재활의학과 협진, 인지행동치료를 위한 정신건강의학과 협진, 고압산소치료를 위한 독성클리닉 협진, 자율기능검사를 위한 신경과 협진, 심박변이 측정을 위한 심장내과 협진을 시행한다"며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항산화 성분 보충을 위해서 정맥 영양 치료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과 김계중 교수는 "후유증 환자의 88.8%가 결막염환자이며, 주 증상은 건조감, 통증, 눈곱 등이다"며 "급성, 아급성, 만성 등 시기에 관계없이 안과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화기내과 이현진 교수는 "오심(구역질), 구토, 설사, 복통, 간수치 상승 등이 주요 후유증"이라며 "간수치 상승의 경우 보통 경미하지만 간염, 약제유발성간염, 기타 담관계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비인후과 송창은 교수는 후각∙미각 상실 증상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가장 큰 빈도로 보고되는 감각신경은 후각 소실인데, 감기나 독감과 달리 코막힘 없이 후각 소실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전자 수준에서 후각신경 퇴화가 발생하는 것도 관찰됐고, 후각과 미각의 영구적인 장애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명지병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 감염내과 이기덕 교수. / 사진 = 유튜브 '명지병원' 영상 캡처

감염내과 이기덕 교수는 "후유증의 주요 발생기전은 지속적인 염증, 자가면역, 바이러스 지속성 등"이라며 "6개월 이상 중장기 예후로 성인의 경우 폐기능 저하와 신경학적 이상, 전신증상"이라고 밝혔습니다.

3주간 59명의 후유증 환자를 진료한 소아청소년과 김광남 교수는 "전 연령층에 골고루 분포된 급성기 후유증으로 호흡기질환,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위∙장관질환, 두통 및 경기 등의 순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염내과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롱코비드'보다는 'post COVID19 condition 또는 ‘코로나19 후유증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고 밝혔습니다.

최 교수는 총평을 통해 "한 가지 바이러스가 이렇게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이후 처음"이라며 "아직까지 후유증에 대한 통일된 진단기준이나 임상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왕준 이사장은 이날 심포지엄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정리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에서 의료계 전반에서 이번 심포지엄에 대한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며 "다양한 진료과가 참여한 후유증 치료 경험과 추적관찰의 실적이 환자 치료는 물론 의료인들에게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심포지엄 영상은 유튜브 채널 '명지병원'에 공개돼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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