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형배 '위장탈당'…"부득이한 선택 " vs "국회 선진화 훼손"
입력 2022-04-22 10:41  | 수정 2022-04-22 10:49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내 비판 목소리↑
박병석 "오늘 결론 낼 것"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킨 것을 두고 당 내에서는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는 옹호 입장과 "편법으로 국회선진화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적인 입장이 부딪치고 있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희로서는 4월에 이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면 최소 5~6년, 길게는 몇 십 년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권력기관 개편 문제여서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며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논란에 대해 해명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민주당을 전격 탈당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서 민주당은 안건조정위 회부를 통해 '검수완박' 법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에 대해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박 원내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민형배 의원이 당적을 바꾸면서 안건조정위원회의 국회선진화 취지를 훼손했다"며 "또다시 편법을 관행으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검찰개혁은 반드시 추진할 시대적 과제지만, 입법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면 법안 취지도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은 2020년 소수당 의견도 반영하겠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놓고 위성 정당을 만들어 실망을 안겼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이번 민 의원의 탈당을 두고 민주당이 위성 정당을 만든 일을 떠올린 사람이 또 있습니다. 배재정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입니다. 배 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3월 16일 비대위가 광주를 찾았던 때를 거론하며 "당시 저는 반성문을 썼다. 위성정당 논란 때 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위성정당을 만들어야겠구나, 생각했고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와 부산시장 후보를 안 낼 수는 없지 않겠냐고 생각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 또한 정치의 논리, 여의도의 논리를 따르고 있었음을 반성했다"며 "민심의 바다를 떠나지 않도록 꼭 붙들어 매겠다고도 다짐했다"고도 했습니다.

배 위원은 "비대위는 그동안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검찰개혁을 지금, 우리의 첫 번째 과제로 삼는 게 적절한지 고민해왔다. 그 가운데서도 저는 지금이 아니면 어렵겠다는 판단에 더 가까이 있었다"며 "그런데 민주당 소속 의원이 탈당을 감행하면서까지 안건조정위를 통과시키려고 하는 모습에 저는 제 반성문이 떠올랐다. 이번 탈당이 위성정당을 만든 일, 재보궐선거 후보를 낸 일과 겹쳐져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할 수 있다"면서도 "검찰 개혁은 하되 국민과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 또한 YTN 라디오에서 '민 의원 탈당이 꼼수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국민들이 참 실망이 클 것"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검찰개혁을 이뤄야 한다. 빨리 검찰개혁의 시간이 끝나고 민생의 시간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도 정의당과 보조를 맞춰야 하고, 국민의힘과도 협상해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지탄받지 않고 서로를 죽이는 정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2일 국회 의장실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중재안을 여야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고 "양당 의원총회에서 의장 중재안을 수용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박병석 국회의장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검찰개혁 관련 입장을 발표를 준비하며 메모와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오늘 여야 원내대표에게 의장의 최종 중재안을 전달했다. 오늘 양당이 의원총회에서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중재안 내용에 대해서는 "직접 수사권을 비롯한 여러 문제, 그리고 사법 체계 전반에 관한 문제를 함께 제시했다. 그 내용은 원내대표들이 의원총회에서 공개하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들과) 서로 하고 싶은 말씀들을 충분하게 교환은 했지만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점도 의장 중재안에 들어가 있다"며 "이건 어느 한 정당도 만족할 수 없는 안이 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박 의장은 "오늘 여야 의원총회에서 의장 중재안을 수용해 원만히 합의가 되길 다시 한번 호소드린다"며 "이제는 검찰개혁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급한 민생문제로 국회가 전념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오늘 내로 검수완박 법안 문제를 결론 낼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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