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주 총리 "우리 부부 장애아 안가져서 축복" 발언에 '공분'
입력 2022-04-22 08:37  | 수정 2022-04-22 08:44
20일(현지시간) 참석한 토론회에서 관중 질문에 답하고 있는 스콧 모리슨 총리. /사진=연합뉴스
토론회서 장애보험제도 지원금 질문에 답변
"악의 없어" 해명

호주 총리가 자신은 장애아를 두지 않은 게 '축복'이라고 말해 총선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BBC에 따르면 그저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노동당 당수인 앤서니 알바니스와 토론을 벌이고 있는 과정에서 자폐증 아들을 둔 여성의 질문을 받고 "우리 부부는 장애아를 안 가져서 축복"이라고 말했습니다.

호주에서 시행하는 '국가장애보험제도'(NDIS)와 관련해 질문자로 나선 캐서린은 "NDIS를 통해 지원 받는 것은 감사하지만 현 정부 아래서 최근 지원금이 깎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내 아들에게 가장 좋은 미래를 주기 위해서는 노동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당신 정부 아래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 말해줄 수 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모리슨 총리는 "(아내인) 제니와 나는 축복받았다"며 "우린 그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되는 아이 두 명이 있다"고 답했다. 또 장애아를 둔 부모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NDIS 제도가 장애인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강조하면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스콧 모리슨 총리(오른쪽)와 앤서니 알바니스 노동당대표. / 사진=연합늇,

그러나 토론 중 모리슨 총리가 "축복받았다"고 말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야당은 "모든 아이는 축복"이라며 모리슨 총리의 발언을 지적했습니다.

장애인 권리옹호에 앞장서 온 조던 스틸-존 호주 녹색당 상원의원은 "장애인을 묵살하고 무력화하는 이 정부랑은 끝이다"라고 분노했습니다.

반면 여당에서는 특정 단어로 인한 오해가 있었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자폐아들을 둔 홀리 휴스 자유당 상원의원은 "사람들이 특정 단어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질적인 문제의 요점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애아를 둔 가족과 아이들을 짐으로 본다는 것이 아니라 추가 어려움이 남아 있다는 인식"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모리슨 총리도 "캐서린의 입장이 돼본 적이 없다고 말하려는 의도였다"며 악의가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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