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촛불 국민에 대한 모독"…민주, '면목 없다' 사과한 尹 '직격'
입력 2022-04-13 07:36  | 수정 2022-04-13 07:39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면목 없다, 늘 죄송했다”
민주 “검사 양심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정의 “탄핵 부정, 민주주의 위협하는 발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예방해 사과의 뜻을 전한 것에 대해 탄핵 수사를 주도했던 검사 출신 대통령 당선자가 사과하고 탄핵된 전직 대통령이 사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국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라고 직격했습니다.

앞서 윤 당선인은 12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에 방문해 과거 특검과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에 대해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사과했습니다. 또한 박 전 대통령 본인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다”며 하시는 일에 대한 정책을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자의 사과는 무엇에 대한 사과이냐”며 탄핵을 부정한 것이라면 촛불을 드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자신이 주도했던 수사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면 윤 당선자와 검찰이 그렇게 강조하는 사법정의는 도대체 무엇인지 반문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 대변인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의 자각과 검사의 양심에 입각해 나올 수 있는 발언인지 묻는다”며 윤 당선자의 사과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위라면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진 대통령에 곧 취임한다는 자각부터 하시길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윤 당선자의 사과는 국민 통합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윤 당선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로 촛불을 드신 국민을 모독한 데 대해서 국민께 사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 2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가 열린 모습. / 사진=연합뉴스

같은 맥락에서 정의당도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사과는) 탄핵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발언”이라며 검찰의 공무와 국회의 책무,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폄훼했다. 개인 간의 소회는 나눌 수 있지만,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대통령 당선인의 언어로서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을 헌법 질서를 파괴했던 범죄인이며, 자성은커녕 억울하다면서 자신의 위헌·위법행위를 부정하는 확신범”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헌법 준수의 책임을 질 대통령 당선인이 이렇게 서둘러서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만남이라 더욱 부적절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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