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종기자실록] 삶의 질과 직결되는 집 크기…열악한 1인 가구의 주거 공간
입력 2022-03-25 08:12  | 수정 2022-03-25 08:57
심상정 국회의원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1월, 서울 관악구의 약 4평 크기의 원룸에 살고 있는 청년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 / 사진 = 정의당
1인 가구 최소 주거 면적은 11년째 14㎡
1인 가구가 가장 원하는 정책은 '주택 안정 지원'

#전체 가구수 중 40%…1인 가구는 11년째 14㎡

주거 공간의 '크기'는 '삶의 질'과 직접 연결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 중 40%를 차지하는(행정안전부, 2021년 10월 발표, 주민등록상 기준) 1인 가구의 주거 공간의 크기는 다른 가구에 비해서 더 열악한 상황입니다.

주거기본법 제17조(최저주거기준의 설정)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최소 주거 면적은 14㎡(4.2평 정도)입니다. 2011년에 12㎡였던 것이 변경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죠.

14㎡가 1인 가구에게 있어 법 취지대로 '쾌적하고 살기 좋은 생활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주거 수준'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최저 기준일 뿐이고 11년 전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또 공간 분리의 필요성 등 생활 양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1인 가구의 최소 주거 면적 기준은 17㎡로 설정했고, 일본의 경우는 25㎡입니다.

#1인당 주거 면적, 서울이 가장 좁고 경북이 가장 넓어

통계청(2021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주거면적은 29.7㎡로 전년보다 0.5㎡, 2005년보다 6.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국 평균 1인당 주거 면적 29.7㎡보다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지역은 모두 낮았는데 서울이 26.6㎡로 전국에서 가장 좁고, 경북이 33.3㎡로 가장 넓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 1인당 주거면적 비교 그래프 / 사진 = 통계청, 2021 한국의 사회지표

서울이 가장 좁은 이유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으로 대표되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사는 청년 등 1인 가구가 서울에 몰려있는 이유가 큽니다. 서울 쏠림 현상이 강한 건 일자리가 많고, 문화적으로 향유할 기회 등이 많기 때문이죠. 또 오피스텔 거주 가구 70%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수도권 비중이 60%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오피스텔 100만호 시대, 성과와 과제')도 있습니다.

#세종 청약 흥행 이유는…1인 가구 주택 안정 지원 정책 절실

얼마 전 진행된 세종시 부동산 청약이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59㎡ 생애최초 전형은 17가구 모집에 1만 8,169명이 청약을 했다고 합니다. 분양가가 2013년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억대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흥행의 이유라고 합니다.

1인 가구가 몰린 것도 흥행의 또 다른 요인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1월 개편된 청약제도에 따라 59㎡ 생애최초 물량 중 30%가 소득·가구 요건 등과 무관한 추첨제로 공급됐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1인 가구도 '더 쾌적하고 살기 좋은 생활'을 꿈꾸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통계청(2021년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가장 원하는 정책은 '주택 안정 지원'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특히 20대와 30대 1인 가구에서 해당 정책을 원하는 비중이 각각 81.4%, 80.2%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1인 가구 관련 정책 공약으로 비정상 거처 거주자의 완전 해소, 주거급여 대상 확대 및 급여 현실화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 중 40%를 차지하는 1인 가구에 대한 보다 현실적이고 진일보한 정책을 기대해봅니다.

[안병욱 기자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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