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불안감 속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코스피 거래대금이 지난 1월을 고점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밤 FOMC가 여전히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미국 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듯 국내 증시도 온기가 돌 지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7.88(1.80%) 오른 2707.11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8거래일 만에 2700선을 회복했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3년 여 만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4%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무려 3.77% 급등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FOMC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리 인상을 알리는 연준의 발표 직후 다우지수가 잠시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으나 파월 의장의 자신감있는 발언에 급반등에 성공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하다"고 2차례 반복하며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타결 기대감도 뉴욕증시에 반영되며 '안도 랠리'를 펼쳤다.
3월 FOMC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도 투자심리가 회복될지 주목된다. 지난 2월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ETF)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년동기대비 42.4% 줄어든 18조7000억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한 2020년 3월(18조49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첫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 수준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부담을 근거로 앞선 의회 증언에서 3월에 25bp 인상을 시사했고 실제 이번 FOMC에서는 해당 수준으로 인상이 이뤄졌다"며 "연방준비제도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1.9%에 달할 것으로 전망함으로써 추가 6차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짚었다.
공 연구원은 "3월 FOMC를 통해 향후 연준이 진행할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방향성이 종전보다 명확해졌고 그 강도 역시 높아졌다고 평가한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종전보다 매파적 기조로의 선회에도 불구하고 FOMC 일정에 부합하는 금리 인상 일정을 제시한 점, 점도표에서 중립금리 수준을 하향한 점 등은 향후 진행될 인상 사이클의 성격이나 사이즈 역시 동시에 가늠할 수 있는 조치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3월 FOMC 이후 점진적인 수급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3월 전반기(1~10일) 주식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 증가해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회복세 자체는 미미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 감소세가 멈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증시 거래대금은 지금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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