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손혜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 추대 또는 서울시장 도전"
입력 2022-03-11 14:14  | 수정 2022-06-09 15:05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연일 자신의 부족함 탓
청와대 내 암울한 분위기 연출
손혜원 "李, 정치 그만하긴 아까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후보가 대선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며 연일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고 있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통화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눈물을 보이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선거 결과를 '고통'이라고 표현하는 등 무거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이 전 후보를 민주당 대표로 추대하자고 주장했습니다.

李 "부디 이재명의 부족함만 탓해 달라"

이재명 민주당 전 후보는 오늘(1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혹시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부디 이재명의 부족함 만을 탓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이 전 후보는 "이번 선거,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쉽지 않았다.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말씀을 들었다"며 "밤낮도 없이, 휴일도 없이 땀 흘린 선대위 동지들과 자원봉사자 여러분,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 분들의 뜨거운 헌신에 고개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패배의 모든 책임은 오롯이 부족한 저에게 있다"며 "우리 모두 간절했고, 그랬기에 선거 결과에 마음 아프지 않은 분 또한 없을 것이다. 서로를 향한 위로와 격려로 우리의 연대와 결속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음을 보여 달라"고 다독였습니다.

탁현민 "암담한 고통, 작은 추억으로 지탱"


탁현민 청와대 의전 비서관은 지난 10일 밤 페이스북에 고(故) 신영복 선생의 과거 강연 내용을 인용해 대선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사진을 함께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탁 비서관이 인용한 구절에서 신 선생은 "불행이나 고통 비극을 겪는다는 게, 그걸 견딘다는 게, 반드시 그만한 크기의 기쁨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에 비하면 아주 작은, 작은 기쁨이 있더라도 충분히,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었습니다.

또 "그래서 막상 부딪쳐 보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공포가 줄어든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깜깜한 끝이 안 보이는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암담한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그 엄청난 무게나 암담한 고통도 아주 작은 하나의 추억이 충분히 지탱할 수 있게 만든다"고도 했습니다. 대선에서 패배한 결과를 '고통'으로, 문 정부의 5년을 '작은 추억'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신 선생을 향한 존경심을 직접 표현하기도 했으며,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교체한 것도 신 선생의 저서 '더불어숲'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한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오전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통화 내용을 브리핑하던 도중 갑자기 눈물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박 대변인은 "당선되신 분과 지지자들께 축하 인사드리고, 낙선하신 분과 그 지지자들께"라고 말하던 도중 울음을 터뜨린 겁니다. 이러한 돌발 상황이 연출되자 박 대변인의 눈물이 청와대 내 침통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와 관련한 브리핑 도중 울먹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재명, 정치 떠나긴 너무 아깝다"

이 전 후보가 0.73%p 차이로 석패하자 이 전 후보가 정치에서 떠나기엔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11일 유튜브 채널 '이재명은 합니다'에 출연해 "이제 이재명 사용법이 2가지 있다"며 첫 번째로는 '민주당 대표로 추대', 두 번째로는 '서울시장 선거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손 전 의원은 "이렇게 선거에 시달렸던 분을 이 사람 저 사람 해서, 전당대회에서 뽑고 이런 것 하지 말고 그냥 당 대표로 추대하라"고 전했으며 "다음번 대통령 도전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너무나 멋지게 일을 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만약 당 대표가 아니라면 서울 시장으로 나가시라"며 오는 6월 1일 지방 선거에서의 출마를 제안했습니다.

손 전 의원은 이러한 방안들이 "민주당을 살리는 길"이라며 "이재명 후보도 60살이 안 됐기에 한번 더 해야 하는데 놀고 있을 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 전 후보는 민주당 상임고문으로 향후 당에 여러 가지 기여를 해주고 도와 달라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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