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책임론' 이준석 두둔 "尹 당선에 결정적 기여"

"갈라치기 비난 있지만 당선 공로가 더 커"
여가부 폐지엔 "논의 필요…1차 과제 아냐"

이번 대선과 관련해 '이준석 책임론'이 불거진 것을 두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 데 이 대표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라고 두둔했습니다.

김종인 "지자체 선거 우선…이준석 책임론 부각 안 될 듯"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오늘(11일) 김 전 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이 대표는 윤 후보 당선에 기여를 한 공로가 더 크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갈리치기니 이런 비난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비난이란 것은 묵살해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옹호했습니다. 이 발언은 윤 후보의 당선에 이 대표의 공이 큰 만큼 비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에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일단 지자체 선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이 대표 책임론 문제가 그렇게 크게 부각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초접전' 승리에 이준석 책임론…"갈라치기 정치권서 추방해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권 교체 여론이 과반이었음에도 윤 당선인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0.73%p 격차 '초접전'을 벌인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이 대표가 그간 압도적인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던 20대에서 윤 당선인은 45.5%의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47.8%)에 2.3%p 차이로 뒤처졌습니다.

특히 20대 여성의 58%가 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대남'(20대 남성) 포섭에 집중하다가 정작 '이대녀'(20대 여성)들은 놓쳤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30 여성들에게 좀 더 소프트하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선거 전략에서 돌이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자성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선거가 9일이 아니라 11일쯤 이뤄졌다면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대표의 이른바 20대 여성들을 갈라치는 식의 행태는 정치권에서 추방해야 된다. 이 부분에 대해 이 대표의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대표의 혐오 정치 전략, 세대 포위론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이 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여성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모습을 선거 전략으로 삼아왔고, 선거 전날이던 여성의날에도 그런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성분들이 투표로 심판한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 대표는 어제(10일) 대규모 당직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선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종인 "여가부 폐지, 갈등 구조 촉진 가능성"

여성가족부 현판 /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 "현재로선 일차적 과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젠더갈등 문제라는 것이 표심을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 놓았다"며 "무조건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하면 그 갈등 구조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수위가 발족하고 대통령 취임 과정에서 다른 여러 가지 시급한 사항도 많다"며 "여가부 폐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