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침공에 이어 北 미사일 발사까지…미국, 동시 대응 가능할까
입력 2022-03-11 08:45  | 수정 2022-03-11 08:59
북, 우크라 사태 속 탄도미사일 발사 / 사진 = 연합뉴스
외교적·군사적 집중력 분산될 경우 곤란한 상황 될 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라는 또 다른 변수와 마주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이 최근 쏘아 올린 두 차례의 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스템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록 ICBM 시험 발사는 아니지만 향후 시험발사를 앞두고 새로운 ICBM 시스템을 평가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의 최근 잇따른 무력 시위는 궁극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과 한반도라는 '두 개의 전선(戰線)'을 동시에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만인 작년 4월 30일 외교와 대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 대북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 긴장을 관리하고자 하는 의도였습니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유인하는 하나의 방책이자 북한의 요구 사항인 '선(先) 제재 완화'에는 확실히 선을 그으며 원칙적인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미국을 외면하며 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어갔고, 올해 들어서만 무려 9차례의 무력 시위를 벌였습니다. 또 ICBM 시험 발사와 핵실험 유예 해제를 공언한 뒤 급기야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ICBM 시스템 시험을 감행했습니다.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유예선언의 폐기가 임박했음을 예고한 것입니다.

문제는 현재 미국의 관심은 온통 러시아로 향해 있다는 점입니다. 1990년대 초 구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끝난 듯했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신(新)냉전 기류가 형성되자 미국은 러시아와의 대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접한 북한의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은 미국이 불가피하게 두 개의 전선에 동시에 대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외교적·군사적 집중력이 분산될 경우 한 개 또는 두 개 모두의 전선에서 미국이 곤란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새로운 ICBM 시스템 시험으로 불거진 북미 간 대결 양상이 한국 대선 직후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입니다.

북한이 우주발사체 발사를 명분으로 내세워 사실상의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한다면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커질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ICBM 시험발사라는 레드라인을 넘으면 미국은 더 강한 제재로 맞서게 될 것이고, 북한은 북한대로 2017년 9월 이후 멈췄던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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