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혜경·김건희, '리스크' 우려에 등판 불발…직선제 이후 처음
입력 2022-03-06 09:54  | 수정 2022-03-06 10:01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공동취재
배우자 동반 안 한 투표, 1987년 이후 처음
역효과 우려…"배우자 공개 일정 없을 것"

그제(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각각 사전투표를 실시했으나 그 자리에 각 후보들의 배우자는 동반하지 않았습니다.

유력 여야 대선 후보들이 배우자와 함께 투표소를 찾지 않은 것은 1987년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이번 대선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여야 유력 후보 배우자들이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은 첫 대선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민주 "배우자 등판 조심"…국힘 "공개 일정 없을 것"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연합뉴스

오늘(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각종 의혹이 중도·부동층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 배우자의 등판은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도 "김건희 씨의 공개 일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배우자가 공개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혹시 모를 역효과에 대한 우려로 보입니다.

각종 이슈가 범람하는 이번 대선에서 주요하게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는 '배우자 리스크'였습니다.


김혜경 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를 지낼 당시 공무원 A 씨를 사적인 일에 동원하고 법인카드를 유용한 의혹 등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 김 씨는 이 후보와 따로, 또 같이 왕성하게 활동했으나 지난달 9일 사과 기자회견을 한 후 두문불출 했습니다.

김건희 씨는 허위 경력 논란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지난 1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 일부 공개까지 불거진 상황이기에 전면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완전히 자취 감춘 김혜경-사전투표 공개된 김건희

4일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0대 대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공동취재

다만 완전히 모습을 감춘 김혜경 씨와 달리 김건희 씨는 그제(4일) 자택 인근인 서초1동 주민센터를 찾아 사전투표를 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당시 김건희 씨는 검은 코트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이 섞인 스카프, 빨간 양말 차림을 하고 투표소를 찾아 취재진들에게 "고생 많으시다"라고 말했고, 이어지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김건희 씨는 비공개로라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나 김혜경 씨는 사전투표를 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과잉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김혜경 씨는 지난 2014년 이 후보의 성남시장 선거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는 모두 이 후보와 함께 사전 투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공개 활동 대신 여성·시민단체 인사들을 물밑에서 비공개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혜경 씨와 김건희 씨가 대선이 끝날 때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입니다.

한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지금까지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투표일까지 공개 활동은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두 후보 중 한 명이 당선된다면, 그때 후보와 함께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11일 진행된 대선 TV 토론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토론 도중 '배우자 리스크'가 언급되자 "변명의 여지 없이 제 불찰"(이 후보), "문제 된 적 없다"(윤 후보) 등의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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