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억만장자들 100조원 날렸다…"푸틴 때문에 망한 것"
입력 2022-03-04 09:34  | 수정 2022-03-04 09:38
호화 요트 딜바르 호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신흥 부호, 자산 3분의 1 날려…일부는 재산 '반토막'
아브라모비치, 3조원에 첼시 매각 원하나 인수 후보들 "너무 비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우리 돈 100조 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N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를 인용하여 이번 침공에 따른 경제적 혼란으로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 최상위 부자 20명이 총자산의 3분위 1에 가까운 800억 달러(약 96조6000억원)를 날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산 증발 원인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의 고강도 경제 제재와 자산 압류 조치, 루블화 폭락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힙니다.

유럽연합(EU)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와 이고르 세친의 초호화 요트가 전날 독일과 프랑스에서 압류된 것이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재산이 절반 이상 쪼그라든 억만장자들도 있습니다. 볼가그룹을 이끄는 겐나디 팀첸코의 보유 자산은 220억 달러(액 26조6000억원)에서 11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러시아 가스회사 노바텍의 레오니드 미켈슨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종전보다 105억 달러 급감한 220억 달러가 됐고, EU 제재 대상에 포함된 러시아의 광산 재벌 알렉세이 모스다쇼프의 재산도 56억 달러 줄어든 22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시련은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주요국들이 속속 러시아 재벌들의 자산을 압류 또는 동결하고 나섰고, 제재 여파로 루블화 가치가 추가 급락하게 되면 이들의 자산은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이러한 압박 속에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인기 구단 첼시를 19년 만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나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최소 25억 달러(약 3조 원) 이상의 금액을 원하지만, 매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스위스 재벌 한스요르 비스는 "너무 비싸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첼시 인수를 위해 29억 달러를 제안했던 미국의 투자자 토드 볼리 역시 이번에는 훨씬 적은 금액을 써낼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백악관은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인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 19명은 물론 47명에 달하는 그들의 가족을 제한하는 등의 강력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재벌과 지도자들을 겨냥해 "우리는 당신의 요트와 호화 아파트, 개인 전용기를 찾아내 압류하기 위해 유럽의 동맹과 함께 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직후 미 법무부는 러시아의 제재 관련 위반 행위를 조사하고, 권력층의 불법 재산 압류를 위해 전담 TF팀을 설치했습니다.

푸틴 대통형의 최측근 인사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을 제재 대상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러시아를 향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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