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중권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이준석에 달갑지 않은 일"
입력 2022-03-04 08:13  | 수정 2022-03-04 08:18
단일화 선언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진중권 "安, 당권 도전할 것…부딪힐 수밖에"
우상호 "단일화 과정서 이준석 소외된 듯"

어제(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한 것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진중권 "단일화 없이도 이기는 게 이준석 전략이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전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 대표에게는 별로 달가운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단일화 없이도 이기는 게 이 대표의 전략이었다"며 "단일화 성사는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고 비난했던 사람들이 주동이 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윤 후보는 단일화 전권 협상자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의종군하겠다"며 일선 후퇴 의사를 밝혔던 장 의원은 윤핵관으로 분류되던 인물입니다.

진 전 교수는 "이 대표가 그토록 싫어하는 안 전 후보가 선거판을 주도하게 되는 순간, 이 대표가 그나마 이니셔티브(주도)를 갖고 해 왔던 선거운동이 지금 색이 좀 바래게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다음 문제는 안 전 후보는 분명히 당권에 도전할 것이고, (안 전 후보가) 당에서 나름대로 위치를 점하려고 할 때 이 대표와 부딪힐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공정한 경쟁의 원칙은 국민의힘 내에서 국민의당 출신들을 포함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적용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특별한 배려는 없다, 내가 짠 규칙에 따라 너희들도 그냥 밑에 들어와서 경쟁하라'라고 미리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 대해 여러 가지 '대표 리스크'가 있었지만 특히 단일화 국면에서 그 역할이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 싸움들을 중립적으로 보는 사람들조차도 '너무 심한 거 아닌가' (느꼈을 것)"며 "이게 국민의당 지지층에 강하게 남아 있다. 이번 단일화는 앞으로 이 대표한테 굉장히 좋은 (정치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우상호 "당 통합 이후 지도체제, 이준석과 사전 상의 안 된 듯"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본부장 / 사진=연합뉴스

여권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왔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본부장도 "단일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완전히 소외됐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어제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우 본부장은 "당 통합 이후 지도 체제 문제에 대해서 이 대표하고 사전에 상의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우 본부장은 "(윤석열, 안철수) 두 분 사이에 지방선거에서 어떤 식으로 협력할 것인가를 논의를 안 했을 리 없다"며 "분명히 합의까지는 몰라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의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는 대선 이후 당의 가장 큰 일인 지방선거를 이 대표를 빼놓은 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이 대표를 소외시킨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앙금 남아 있지 않느냐' 물음에…安 "별로 관심 없어"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사전 투표일 하루 전날 윤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안 전 후보는 '이 대표로부터 모욕적 표현도 있었는데, 앙금이 남아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별로 관심 없는 얘기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모른다. 나중에 좀 알려 달라"라고 답했습니다.

안 전 후보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합당하면 이 대표와 안 대표가 같이 당을 운영하게 될 텐데, 두 분 사이가 서먹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당을 운영하는 건 현재 이 대표"라면서도 "합당 이후 공동대표로 갈지 등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이 대표는 그간 안 전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에 대해 "단일화가 없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사퇴 후 윤 후보를 지지하면 예우하겠다", "안 후보는 완주할 상황이 아니다" 등의 부정적인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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