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급 끊겼나…우크라이나 마트 터는 러시아군
입력 2022-03-02 11:55  | 수정 2022-05-31 12:05
소총 들고 마트 카트 끌기도…"며칠 굶은 것 같았다"
"군수운반 실패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진격 좌절시킨듯"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엿새째인 1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주요 도시 중 아직 한 곳도 확실하게 점령하지 못한 가운데 슈퍼마켓을 약탈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미국 타임지는 지난달 28일 "러시아는 뛰어난 군사력에도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제하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의 결사 항전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해변 마을 베르디얀스크에서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광장에 모여 러시아 점령군에 맞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우크라이나 국가를 불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러시아 군을 '지친 젊은 징집병'이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마을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콘스탄틴 말롤레카는 매체에 "러시아군은 굶주려 있다"며 "그들이 슈퍼마켓에 들어가 고기 통조림, 보드카, 담배를 훔쳤다"고 말했습니다. 말롤레카는 "러시아군은 가게에서 바로 식사를 했다"며 "최근 며칠 동안 음식을 먹지 않은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소셜미디어에는 슈퍼마켓 등을 약탈하는 러시아군 병사들의 모습이 연이어 올라왔습니다.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전하는 트위터 계정에는 러시아 부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프의 한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는 듯 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군복을 입은 이들은 마트의 진열대와 계산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물건을 집었습니다.


또 다른 영상에는 러시아군으로 보이는 이들이 식료품으로 추정되는 물품을 가득 담은 봉투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마트 카트를 이용해 물건을 옮기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맹렬한 저항으로 전투가 길어지면서 러시아군 보급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초 러시아군은 48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 진군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영국 정보당국은 "군수운반 실패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좌절시켰다"고 보고했다고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보당국과 국방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과 보급 차질로 고전하는 러시아군의 현재 상황이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수많은 전술을 갖고 있고, 즉시 공격 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 국방부 한 고위 관리는 CNN에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향한 더딘 진격에 실망해 전술 재평가를 하면서 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민간인 주거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포격에 나서는 등 공격 양상이 점차 거칠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날 러시아군의 하리코프 주거지역 포격으로 8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에 전했습니다. 또 하리코프 주정부 청사 포격에서도 10명이 숨지고, 10명은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고 관리들은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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