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스추적] 주춤한 러시아 공격·우크라-러시아 협상 결렬
입력 2022-02-27 19:20  | 수정 2022-02-27 20:20
【 앵커멘트 】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침공으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분전 중입니다.
많은 사람이 응원도 하고 있는데요.
뉴스추적, 국제부 전민석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24일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해 나흘이 지났는데, 예상보다 우크라이나가 잘 버티는 것 같아요.
러시아의 공격이 주춤해진 이유가 있나요?

【 기자 】
생각보다 민병대가 잘 버티고 있습니다.

항전 의지도 강하고, 게릴라전으로 저항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으로 미루어, 러시아군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코나셴코프 /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정부는 테러리스트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도시의 주택가에서 즉시 모든 중화기를 치워달라고, 키예프의 범죄집단을 향해 요구하십시오."

무엇보다 러시아군이 두 배 정도 차이 나는 전력을 믿고 장기전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진격이 지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호 테라 전 에스토니아군 사령관이자유럽의회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러시아의 하루 전쟁 비용은 200억 달러, 우리 돈 24조 900억 원에 이르는 거금이 매일 공중분해 되고 있고요.

로켓과 같은 물자는 사나흘 치만 준비했다고 합니다.

추가 생산도 어려운 게, 독일이나 핀란드, 슬로베니아 등지에서 들여오던 원자재 공급이 끊겼거든요.

결론적으로 열흘이 지나면 러시아의 전쟁수행 역량은 소진될 것이라는 게 리호 테라 의원의 분석이고요.

또 러시아군 병력의 사기도 높지 않아 보입니다.

SNS에는 러시아군 포로로 추정되는 청년들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들도 우크라이나 땅인 줄 몰랐다, 훈련 상황인 줄 알았다며 전쟁을 각오하지는 않았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 질문 2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한다는 얘기도 들렸었는데, 왜 결렬이 된 거죠?


【 기자 】
표면적인 이유는 협상 장소에 관한 의견차이입니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를 고집했고,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국인 폴란드의 바르샤바를 주장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사실상의 항복 요구로 간주하고 협상을 거부했습니다.

【 질문 2-1 】
그러면 재개될 가능성은 없나요?

【 기자 】
조금 전 러시아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벨라루스 민스크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일방적인 행보인 것으로 보이고요.

우크라이나는 민스크에서의 협상을 거부했고, 터키 이스탄불이나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같은 제3의 장소까지 역제안했습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에 불리하니, 자꾸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러시아 내에서도 반전 여론은 커지고 있습니다.

당국이 강력한 진압을 예고했는데도 매일 반전 시위가 일어나고 있고, 3천 명 이상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리포트서 보셨듯이 스위프트 퇴출이 예고되면서 루블화 가치는 급락하고 물가는 급등하면서 벌써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 질문 3 】
러시아 국영TV에서 뜬금없이 우크라이나 국가가 나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면서요?


【 기자 】
러시아 국영TV인 RT가 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에 해킹을 당하면서 일어난 일인데요.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모습이나 피란민의 모습이 방송되거나, 우크라이나 국가가 울려 퍼지기도 했습니다.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웹사이트도 해킹해 정보를 빼내고 웹사이트를 먹통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지난 25일 사이버 전쟁을 공식 선언한 지 하루 이틀 만에 일어난 일인데요.

사실 해킹은 러시아가 즐겨 쓰던 무기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 홈페이지를 해킹하기도 미국 송유관 회사와 국가기관들을 해킹해 왔다는 의심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 러시아가 역으로 당한 건데,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이버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미국 FBI 등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4 】
전 기자, 북한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내놨죠?

【 기자 】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엔 어제(26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성명이 올라왔는데요.

성명은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안전상 요구를 무시하고, 제재 압박에만 매달려온 미국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의 공식 성명이 아닌 전문가 개인 명의의 형식이지만 사태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의 편을 드는 모습입니다.


【 질문 4-1 】
러시아의 편을 들면서도 우크라이나를 바라보는 북한의 속내가 복잡할 거 같습니다.
오늘 있었던 미사일 발사도 단순히 '존재감 과시' 이상으로 봐야 할 거 같은데요?


【 기자 】
지난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지난 2014년에 이어 두 차례나 러시아의 침공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북한 입장에선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응했다가 자칫 우크라이나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우크라이나가 핵을 폐기함으로써 러시아로부터 침략당했다' 그런 관점에서 핵무기는 결코 폐기해선 안 된다는 그런 결의를 다지는 속내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국제사회의 냉혹한 힘의 논리를 또 한 번 목도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가속할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전 기자가 화요일이면 우크라이나 상황 현장취재를 위해 영상취재기자와 함께 폴란드로 떠난다고 합니다.
몸 건강히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 기자 】
네, 생생한 현장 전해 드리겠습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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