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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금메달 없어"…銀 수상 후 오열한 트루소바, '손가락 욕설' 논란
입력 2022-02-18 11:42  | 수정 2022-02-18 13:07
여자 피겨스케이팅 은메달리스트 트루소바(왼쪽)가 빙둔둔을 든 왼손 가운뎃손가락을 펴 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으로 시작된 러시아 피겨의 추문은 알렉산드리 트루소바의 손가락 욕으로 끝이 났습니다.

금메달리스트는 믿기지 않는 결과에 연신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은메달리스트는 다시는 피겨를 하지 않겠다며 코치를 상대로 악을 썼습니다. 모두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 점친 '기록을 갈아치우는 소녀' 발리예바는 4위라는 초라한 성적에 인터뷰를 거부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끝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 은메달을 휩쓰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안타 셰르바코바(255.95점), 알렉산드리 트루소바(251.73점)가 나란히 금,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동메달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33.13점)가 가져갔습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으나 도핑 검사에서 세 가지의 도핑제가 검출돼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선 카밀라 발리예바는 심각한 점프 난조 속에 224.09점으로 4위를 기록했습니다.

경기가 끝이 나고, 꽃다발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의 믹스트존은 '난장판'이었습니다. '피겨공주'라 불리는 은메달 수상자 트루소바가 오열하며 불만을 터트렸기 때문입니다.

트루소바는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코치진들에게 "나 빼고 모두 금메달이 있다. 난 스케이팅이 싫다. 정말로 싫다"며 "다시는 절대로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 것이다"고 소리치며 울었습니다. 해당 모습은 수상식을 보도하려던 방송 화면에 그대로 잡혀 송출됐습니다.

앞서 트루소바는 경기 뒤 최종 순위를 확인한 뒤 ROC 예테리투트베리제 코치를 밀치면서 "다시는 올림픽 따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소리 지르기도 했습니다.

트루소바는 이날 올림픽 단일 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5회 시도해 넘어지지 않고 착지한 최초의 여자선수가 됐습니다. 이틀 전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넘어지는 등의 실수로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에 그쳤던 트루소바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점수에서 1위에 오르며 '도핑 파문' 발리예바에 대적할 선수로 떠올랐습니다.

트루소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선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넘어져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고, 트리플 플립에서도 어텐션(에지 사용주의) 판정을 받아 74.60점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같은 국적인 셰르바코바에게 총점 .22점 뒤져 종합 2위에 그쳤습니다.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트루소바는 결국 금메달을 단 한 개도 수상하지 못했고, 이에 불만을 터트린 것입니다.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한 데 이어 트루소바는 시상대에서도 '손가락 욕설'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시상식에서 메달권인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빙둔둔' 인형을 들면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동작을 취한 것입니다.

트루소바는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3년 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나는 항상 목표를 향해 노력했다. 나는 항상 더 많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추가했다"며 "그러면 나는 우승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났다."고 씁쓸해했습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가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플라워 세리머니 때 시상대에 올라 대회 마스코트 빙둔둔 인형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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