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르쉐 잡으려고 외계인 고문했니"…'황당' 폴스타2, 성능·품질 '당당' [카슐랭]
입력 2022-02-16 19:38  | 수정 2022-02-16 20:44
폴스타는 테슬라 먼저 공격한 뒤 포르쉐 공략에 나선다. [사진출처=폴스타, 포르쉐, 테슬라]

"어라, 시동버튼이 어디 갔지"
타는 순간 당황했다. 더 황당한 것은 시동버튼을 찾기 위해 시트에 앉았을 뿐인데 시동이 걸렸다.
"외계인을 고문해 탈취한 기술로 만들었다"는 포르쉐를 잡겠다며 UFO(미확인비행물체)에나 있을 법한 기술을 적용한 셈이다.
'북극성(Polestar)'이라는 브랜드명에 어울리는 기술이기도 하다. 5도어 패스트백 모델 '폴스타2'에 채택된 '시트 센서'다.
폴스타2 [사진출처=폴스타]
폴스타2는 '겨울왕국' 스웨덴 출신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전기차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폴스타는 메르세데스-AMG, BMW M처럼 고성능 브랜드로 출발했다. 볼보에 2015년 인수된 뒤 프리미엄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로 독립했다.
폴스타는 전기차 디자인과 기술을 볼보에서 확보했다. 차별화와 참신성이 부족하다. 단점은 '혁신'으로 보완했다. 전기차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를 상대하려는 목적이 있다.
더 큰 목적은 '타도 포르쉐'다. 볼보의 고성능 라인업을 선보이던 시절부터 표방했던 구호다. 고성능 내연기관차 시장에서는 '미생'에 그쳤지만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는 '완생'하겠다는 포부다.
폴스타는 테슬라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로 잡고, 포르쉐는 고성능으로 잡을 계획이다. 여기에 시트 센서처럼 차별화와 참신성을 모두 갖춘 '혁신'을 무기로도 내세웠다.

폴스타2, 테슬라 공략 선봉장

폴스타2와 모델3 [사진출처=폴스타, 테슬라]
폴스타는 '타도 테슬라' 선봉장으로 폴스타2를 내세웠다. 폴스타2 경쟁상대는 테슬라를 '전기차 대명사'로 만든 일론 머스크의 야심작인 테슬라 모델3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2021년 전기차 판매실적 및 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모델3는 지난해 47만대 판매되면서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Y는 42만6000대로 2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모델3는 전기차 1위 자리를 2년 연속 차지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모델3는 지난 2002년 1만1003대 판매되면서 전기차 1위에 올랐다. 1604대에 그쳤던 전년보다 586%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8898대로 전년 대비 19.1% 감소했지만 1위 자리는 지켰다.

폴스타2는 지난달 국내 출시되자마자 '모델3 킬러' 자격을 갖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전계약 일주일만에 올해 판매목표 4000대를 돌파했다. 나오자마자 모델3 6개월 판매대수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둔 셈이다.

싱글모터 5490만원, 국고보조금 591만원

폴스타2 [사진출처=폴스타]
성공 이유는 볼보처럼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끌어올린 데 있다. 폴스타는 '타도 테슬라'를 위해 가격에 공들였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기본 가격은 5490만원, 듀얼모터는 5790만원으로 책정했다.
선택 사양으로는 주행을 지원해지는 파일럿 팩 350만원, 차량에 가치를 더해주는 플러스 팩 450만원, 주행 성능을 향상시키는 퍼포먼스 팩은 550만원이다. .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미국보다 최대 100만원, 옵션은 글로벌 시장보다 최대 250만원 가량 낮게 책정했다.
가격을 낮게 책정한 이유는 보조금 때문이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모델은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은 지난해보다 500만원 낮춘 5500만원으로 책정됐다.
폴스타코리아는 사전예약자 4000여명 중 90% 이상이 전기차 보조금 100%(5500만원 미만)를 받을 수 있는 롱레인지 싱글모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은 파일럿과 플러스 패키지 옵션을 모두 선택했다. 통풍 기능이 있는 나파가죽 시트 선택비율도 22% 달했다. 고급 편의사양 선호도가 높다는 뜻이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국고 보조금 591만원을 받는다. 모델3 국고보조금은 310만~315만원이다.

폴스타2, 높은 완성도로 테슬라 겨냥

폴스타2 [사진출처=폴스타]
폴스타는 '혁신은 최고, 품질은 최악'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테슬라와 달리 '전통·정통' 자동차 노하우를 갖춘데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에 뿌리를 뒀다. 차체 완성도는 물론 디자인 완성도도 높다.
다만 볼보 느낌을 물씬 풍긴다. 볼보 콤팩트 모듈형 플랫폼 'CMA'를 기반으로 만들어서다. 볼보의 상징인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티자(T)' 주간주행등도 볼보 DNA를 보여준다.
대신 고성능 브랜드 출신답게 볼보 모델보다는 역동적이며 단단하게 디자인됐다. 폴스타2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는 절제와 단순함을 통해 순수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의 정수다.
디자인적으로도 우수하지만 크기를 30% 줄여 향상된 공기역학 성능도 제공한다. 한국인 디자이너의 손길이 담겼다.
풀사이즈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에 점멸되는 폴스타 로고와 폴스타 심볼이 빛나는 헥사고날 기어 셀렉터는 감성 품질을 높여준다.
폴스타2 [사진출처=폴스타]
내부는 비건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폴스타 특유의 미니멀리즘을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기본 탑재했다. 여기에 96% 음성인식률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사용자 취향 기반의 뮤직 애플리케이션 플로(FLO)가 포함된다. 태블릿 PC를 닮은 11.15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 반응이 빠르다.
2열 헤드룸 공간은 성인이 편하게 타기엔 좁은 편이다. 엔진이 사라진 보닛에는 45ℓ 용량의 수납공간이 들어섰다. 트렁크 용량은 405ℓ다. 2열을 접으면 109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볼보 뿌리, 안전성도 뛰어나

폴스타2 [사진출처=폴스타]
폴스타는 전기차 안전성에도 공들였다. 폴스타2는 유로앤캡(Euro NCAP)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5스타는 물론, 전기차 부문 종합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배터리팩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최소화, 배터리와 탑승객 모두 보호하는 기술을 채택했다. 앞좌석 이너 사이드 에어백을 탑재해 외부 충격 때 탑승자 간 충돌을 방지한다. 8개의 에어백으로 탑승자 안전도 확보했다.
차선유지 시스템, 도로이탈방지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충돌회피·완화 시스템, 스탠다드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안전 시스템을 기본 탑재했다.
파일럿 팩을 선택하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픽셀 LED 헤드라이트와 라이트 시퀀스 ▲LED 전방 안개등과 코너링 라이트 ▲360도 카메라 ▲파일럿 어시스턴트 ▲교차로 경고 시스템 ▲후방 충돌 경고·제동 시스템 등 첨단 운전자 지원 및 안전 시스템이 장착된다.

폴스타2 타보니, 성능도 품질도 '탄탄'

폴스타2 [사진출처=폴스타]
시승차는 롱레인지 싱글모터 모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78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231마력(170kW), 최대토크 330Nm다.
1회 충전 때 417km를 주행할 수 있다. 150kW 급속충전기 기준으로 10%에서 80%까지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실내는 익숙하다. 볼보 콤팩트 SUV인 XC40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파격적인 기술로 차별화를 추구했다. 시동버튼이 없다. 시트에 앉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린다.
시트는 몸을 탄탄하게 잡아준다. 전기차답게 반응은 즉각적이다. 짜릿하게 치고 나간다.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회생제동 기능을 사용하면 원페달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 주행 성능은 탄탄하다. 고성능 브랜드 출신답다. 전기차인 만큼 실내 정숙성은 뛰어나다. 여기에 공기역학 설계로 풍절음까지 줄였다. 노면소음은 다소 크지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폴스타3~5, 포르쉐 본격 공략

프리셉트 [사진출처=폴스타]
폴스타2는 실용성보다는 달리는 맛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다. 테슬라보다는 고성능 브랜드 시절 타도 대상이었던 포르쉐를 전기차 시장에서 잡겠다는 폴스타의 의도가 엿보인다.
폴스타는 폴스타2로 모델3를 공략한 뒤에는 타깃을 변경한다. 올해 나올 폴스타3부터 포르쉐를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사실 폴스타는 고성능 브랜드 시절부터 공공연히 포르쉐를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토마스 잉엔라트(Thomas Ingenlath) 폴스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잉엔라트 CEO는 지난해 독일매체와 인터뷰에서 "폴스타는 최고의 프리미엄 전동화 스포츠카를 두고 포르쉐와 경쟁한다"고 강조했다.
잉엔라트 CEO는 지난해 12월21일 폴스타코리아 한국 진출 미디어 간담회에서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2022년에는 폴스타3, 2023년에는 폴스타4, 2024년에는 폴스타5를 연달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프리셉트 [사진출처=폴스타]
폴스타3부터는 모두 포르쉐 내연기관차 및 전기차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이다. 폴스타3는 포르쉐 카이엔을 겨냥한 대형 전기 SUV다.
폴스타4는 포르쉐 마칸과 경쟁할 중형 SUV, 폴스타5는 포르쉐 고성능 전기차인 타이칸을 타깃으로 삼은 대형 스포츠세단이다.
폴스타코리아는 현재 고성능 전기차 대명사로 떠오른 포르쉐 타이칸을 선견제하기 위해 '프리셉트' 콘셉트카를 폴스타코리아 출범 행사장에서 전격 공개했다.
세계에 단 2대 밖에 없는 콘셉트카로 폴스타가 소중하게 여기는 모델이다. 프리셉트는 2년 뒤 폴스타5로 진화, 타이칸과 경쟁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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