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우크라 위기 '일시 정지'…서방 국가 우려는 여전
입력 2022-02-16 16:09  | 수정 2022-02-16 16:1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사진=뉴욕타임스(NYT) 홈페이지 캡처
'침공 예상일' D-1…러시아, 우크라 접경지에서 병력 철수해


오늘은 미국이 제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데이 전날이지만, 위기에서 잠시 멈춘 분위기입니다.

러시아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훈련 종료를 이유로 일부 병력을 복귀시키고 서방과 대화를 이어갈 뜻을 밝혔습니다. 이날은 미국이 '침공 예상일'로 지목한 16일(현지시간)이 하루 남은 시점입니다.

하지만 미국 등의 서방 국가들은 아직 유의미한 규모의 병력 철수는 파악되지 않았고,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는 위험은 존재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일부 병력 철수를 확인하면서 "우리는 유럽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안전 보장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복귀 발표 직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위기는 극에 달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둘러싸고 군 병력을 집결하자 미국과 영국 등은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철수를 권고했고 대사관을 수도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 속 오히려 러시아는 미국이 제시했던 '예상 침공일' 하루 전날 병력의 일부 철수를 발표한 것입니다.
물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에 복귀한 군대는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서부·남부지역 군대로, 언제든 쉽게 국경 지대로 재투입될 수 있다"며 "러시아군이 병력은 빼면서도 무기는 그대로 배치해 상황에 따라 신속히 국경 지대에서 재무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다라 마시코트 군사 전략가는 "러시아군이 무기를 남겨둔 채 병력을 철수시키고 이후 다시 필요에 따라 병력을 보내는 식으로 '야바위'(Shell game)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군의 일부 병력이 복귀했지만, 여전히 접경 지역에 충분한 병력이 남아 있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프로 진격하거나 크림반도를 통해 침공할 수 있다고 NYT는 예견했습니다.

실제 우크라이나 위기설이 제기된 이후 러시아군의 일부 병력 철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작년 12월 25일에도 러시아군은 국경 인근 1만여 명의 병력을 원부대로 복귀시킨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복귀 이유는 훈련이 끝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방 지도자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군사적 긴장 완화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가 대화하겠다고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고무적이진 않다"고 했습니다.

위기의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 역시 "귀로 듣는 것은 믿을 수 없다. 눈으로 봐야 믿을 수 있다.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장면을 눈으로 봐야, 긴장 상태가 누그러진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겠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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