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국민 자율·책임에 맡긴 방역 괜찮을까?
입력 2022-02-07 19:20  | 수정 2022-02-07 19:56
【 앵커멘트 】
새롭게 발표된 확진자 관리, 재택치료 체계 개편과 관련해 사회정책부 정태진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 질문 1 】
정 기자, 정부가 이렇게 재택치료 체계를 개편한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현재 재택치료자는 15만 명에 육박합니다.

각 시군구의 행정당국과 보건의료 인력이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이 16만 6천 명인데요, 사실상 한계 수준 턱밑까지 왔습니다.

다음 달 초 재택치료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면, 현 의료체계와 행정역량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보건소와 연락이 닿지 않는 건 기본이고, 키트 보급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민원과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재택치료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가는 경우는 적습니다.

애초 가벼운 증상이나 무증상 확진자만 재택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들 가운데 50세 이상이면서 당뇨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질환자에게는 먹는 치료제를 처방하기 때문에 재택치료라고 해서 너무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 질문 2 】
그래서 이제 재택치료에서도 고위험군만 집중관리하겠다는 것이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평소 건강하고 접종을 완료한 확진자는 별도의 의료조치가 없더라도 일주일간 충분한 휴식만 취해도 증세가 호전되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해서 별도 모니터링을 하지 않습니다.

현재 확진자 가운데 생활치료센터나 병원에 입원하는 비중은 10%이고, 나머지 90%가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데,

재택치료자 가운데 집중관리군이 13.5%, 일반관리군이 76.5%입니다.

이 76.5%는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자로 일반관리로 전환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는 셈입니다.


【 질문 2-1 】
하지만, 재택치료를 받은 이후 사망한 10대 사례가 나왔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가 또 생기지 말란 법이 있나요?

【 기자 】
네, 광주에서 재택치료를 받고 격리가 해제된지 나흘만에 사망한 10대 고등학생 사례가 있었죠.

기저질환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질문 3 】
그동안 자가격리자들은 동선을 추적하는 GPS가 있었잖아요, 이제는 이 추적 앱을 폐지한다면서요?

【 기자 】
일반 재택치료자에 대해 모니터링도 하지 않고, 자가격리도 간소화한다고 하니까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그동안 자가격리자들은 각 지자체 공무원이 매일 GPS 자가격리앱을 통해 외출 여부와 건강 상태를 관리했습니다.

이제는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이게 불가능하다고 당국은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확진자를 제외한 동거가족의 경우 일주일 공동격리를 통보하되, 의약품이나 식료품 구매 등 필수적 목적일 경우 사전 허가 없이 외출할 수 있도록 했고,

공동격리 중 확진이 되더라도 다른 가족의 추가 격리 없이 당사자만 7일간 격리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 질문 4 】
확진자가 혹시 무단으로 외출하고 활보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 기자 】
일반관리군에 속하는 확진자는 스스로 일주일 격리하고, 외출도 자제해야 합니다.

물론, 자가격리앱이 폐지됐으니 외출을 해도 방역당국이 모를 수 있죠.

이제는 방역당국이 일일이 통제하고 감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개인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면서 이성적 행동을 기대하는 쪽으로 바뀐 겁니다.

확진자가 무단 외출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지만,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진자 스스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최대한 방역수칙을 지켜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 질문 5 】
설마 본인이 확진됐는데, 막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러지는 않겠죠. 역학조사 방식도 달라지죠?

【 기자 】
지금까지는 보건소 역학조사관이 확진자 동선을 파악했다면,

오늘부터는 확진자가 직접 설문조사 URL 주소에 접속해 이동 동선과 접촉자 등을 기재하는 '자기기입식 조사방법'으로 바뀝니다.

이것 역시 확진자의 양심과 이성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고 불안해하기보다는 보다 성숙한 의식으로 스스로 자율 관리하는 방역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 클로징 】
우리 국민의 자율과 책임이 필요하겠네요.
지금까지 정태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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