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톡톡] 박빙 승부에 민주·국민의힘 '토론 삐끗하면 패배' 결국 파행
입력 2022-01-31 20:00  | 수정 2022-01-31 20:13
【 앵커멘트 】
정치권 뒷이야기 들어보는 정치톡톡. 오늘은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토론회 관련 이야기에 집중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지금 토론회에 자료를 반입하겠다, 안 된다 이게 쟁점인데 법적으로 강제된 규정은 없습니까?

【 기자 】
토론방송을 관리하는 조직인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규정이 있긴 있습니다.

토론회 관리규정 제9조를 보면 토론자는 "A3 용지 규격 이내의 서류·도표·그림·그 밖의 참고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토론이 중앙선관위라는 공적 조직이 주최하는 토론이 아니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주최하는 토론이라 이 규정을 꼭 준수해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 질문 2 】
어쨌든 국민의힘은 이 규정을 말하면서 "자료 반입은 상식적인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민주당은 무자료 토론을 말하는 근거가 있나요?

【 기자 】
민주당이 어제 공개한 문서 하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처음 자신들에게 제시한 문서라면서 여기에 무자료 토론을 하자고 국민의힘이 먼저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민주당도 좋다, 무자료로 하자고 했는데 이제는 자료가 꼭 있어야 한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고용진 /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 "윤석열 후보 측이 자료반입을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자신이 한 말을 바꿨습니다. 정책토론은 할 생각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십시오."

국민의힘에 이 문서는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그건 민주당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문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무자료로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검토한 검토 문서다"라고 답했습니다.

▶ 인터뷰 : 성일종 /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
- "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규정돼 있는 아주 당연한 권리입니다. 범죄 행위에 관련된 자료는 좀 갖고 갈 것이고요."


【 질문 3 】
자료 반입은 어떻게 보면 부차적인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 않습니까? 대국민 토론 약속을 파기할 정도로 예민한 양당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 기자 】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 때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 행안위와 국토위 소속 의원 10여 명이 많은 자료를 쌓아놓고 이 후보를 공격했지만 오히려 이 후보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뒤따랐죠. 한 대목 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박성민 / 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10월)
- "설계자가 범인이고 돈 가진 자가 도둑이다. 이 말은 틀렸습니까? "

▶ 인터뷰 : 이재명 / 당시 경기지사 (지난해 10월)
- "도둑을 설계한 건 범인이 맞고 도둑을 막으려고 설계한 건 경찰이라고 봐야죠."

자료를 가지고도 어려웠는데 자료 없이 윤 후보 혼자서 효율적인 공세를 펼치기는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실제 윤 후보도 오늘 "어떻게 입만 가지고 토론하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서면 자료 없이 하면 대장동 이슈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밀릴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겠죠.

여기다 윤 후보의 약점인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이슈는 대장동만큼 복잡한 게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외워서 공격할 수 있는 점이라는 것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근본적으로는 두 후보가 지지율에서 워낙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토론에서 발을 헛디뎠다가는 "괜히 했다"는 말이 나오며 패배의 지름길로 갈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됩니다.


【 질문 4 】
자 그러면 2월 3일 4당 후보 토론은 성사 가능성이 큰 것 같은데 그때는 자료 반입이 가능한가요?

【 기자 】
네 2월 3일 4당 후보 토론은 공중파 3사에서 주관을 합니다.

이미 실무협의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 협의에서 후보들이 A4용지로 된 일부 참고자료를 지참할 수 있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서면자료를 참고로 후보들이 질의응답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앵커멘트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대선 첫 토론회는 이제 2월 3일 저녁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진검승부가 주목됩니다. 황재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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