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선 D-38에 北 미사일…이재명 vs 윤석열 공방 가열
입력 2022-01-31 18:17  | 수정 2022-05-01 19:05
지난 18일 소상공인 신년인사회 참석한 이재명-윤석열 / 사진 = 국회 사진기자단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앞두고 북한 잇단 도발
북풍이냐 미풍이냐…정치권, 민심 향방에 '촉각'

북한이 올해들어 7번째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한 오늘(3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서해 피살 공무원 유가족을 만나 진상규명을 약속했습니다. 선제타격과 사드 추가 배치 선언에 이어 대북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는 3월 9일 대선까지 불과 한 달 남짓 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 '총풍사건'과 '북풍사건' 처럼 민심에 영향을 줄 지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윤석열 "북에 굴종…진실 못 알리나"

31일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을 만났습니다.

윤 후보는 "정부는 정치, 외교, 경제적 실리도 쫓아야 하지만 자국민 안전·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며 "국민은 정부가 어려움에 빠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떻게 지켜주는지를 보고서 이 나라를 믿어야 하는지, 이 나라에 충성할지를 판단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피살 공무원의 아들에게는 "아버님의 불행한 일에 대해 자초지종, 경위도 가족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정부가)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다"며 "진실이 곧 규명이 될 테니 어려운 일이지만 잘 좀 견뎌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뭘 얼마나 잘못했길래 북한 눈치를 보고 (진실을) 알려주지 못하느냐"며 "국민 보호를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 과정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보여드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윤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부의 '평화프로세스'는 처참하게 실패했다"며 "저는 압도적인 힘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어제(30일)는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했습니다. 지난 17일에는 대북 선제타격론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평화를 강조한 현 정부 정책실패를 비판하는 동시에 북한에 비우호적인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재명 "군사 긴장만 높여…전쟁나면 죽는 건 청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면서도 '대결 회귀' 가능성은 우려했습니다.

어제(30일) 이 후보는 "(북한의)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엄중하게 규탄한다"면서 "북한의 도발 행위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매우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27일 북한의 도발과 대선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여야 대선후보 공동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며 "야당 대선 후보들이 이에 응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했습니다.

사드 추가배치가 필요 없다는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을 인용해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도 필요 없다는데 중국의 보복을 감수하며 추가 설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어 "전쟁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고, 군사긴장 높아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더 악화된다"며 "전작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선제타격 주장으로 군사적 긴장만 높이는 건 대통령 후보가 할 일이 못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수백 만이 죽고 다친 후 이기는 것 보다, 지난할 지언정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 계승 의지를 다지는 동시에 윤 후보의 강경대응 방침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갑자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대선후보 공동선언을 촉구한다며 말을 바꿨다"며 "불과 며칠 만에 180도로 바뀐 입장에 진정성이 의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자신의 강력 대응책을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전쟁광'이라 호도하며 맹비난한다면서 이 후보가 지난 27일 "북한이 6번째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재명 후보는 분명히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니 북한에 '자중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야 공방 고조…"거짓말" vs "사실관계 틀려"

황방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31일 "윤석열 후보는 안보팔이용 거짓말을 중단해야 한다"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북한 미사일 관련 윤 후보가 이 후보를 두고 '말을 바꿨다'고 한 데 대해 "이재명 후보의 북한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초지일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후보의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는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주장만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대한민국 지도자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이미 실패한 경험을 또 되풀이하자는 것이냐"며 "아무리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지만 엄중한 안보 불안 상황을 정치 공세에 이용하려는 윤 후보의 태도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장영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도 31일 논평을 통해 브룩스 전 주한미사령관을 인용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사실관계가 다 틀렸다"고 응수했습니다.

장 부대변인은 브룩스 전 사령관이 지난 2020년 11월 "'사드를 패트리어트 시스템 등과 통합 운용하면 사드 추가배치보다 더 나은 방어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했다"면서 "날로 고조되는 북핵‧미사일 도발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사드 체계의 정상 운용과 함께 사드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및 추가배치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기 보다는 더 나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조건절에서 조건을 빼버렸다"며 "조건을 빼면 문장이 성립이 안 된다. 이런 걸 넓은 의미에서 조작이라고 한다. 사실을 왜곡한 참모는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보복 감수하며 추가 설치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왜 중국을 두려워하나"라며 "중국이 대한민국을 속국이라 하니 이재명 후보도 진짜 그런 줄 아나. 자국민의 안위마저 책임질 의지도 없는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