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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대장주 LG엔솔, 이젠 이녀석만 잡으면 '세계 1위'…어디길래
입력 2022-01-31 13:50 
[사진 출처 = 연합뉴스]

"CATL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는 전투의 서곡일 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업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를 이같이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118조 원까지 늘며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시총 2위, 국내 배터리 대장주로 등극했다. 이번 상장으로 10조 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외신과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블록버스터급'이라 표현하면서 몇 가지 근거를 들어 향후 전 세계 배터리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CATL은 지난 28일 기준 시가총액이 1조3812억6200위안(약 261조9860억 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해 1~11월 기준 CATL의 시장 점유율은 29%로 2위인 LG에너지솔루션보다 6.8%포인트 높다.

하지만 업계는 CATL이 리스크를 가지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 확대에 더 유리한 지점에 있다고 보고 있다.
먼저 북미에서의 영향력이 낮다는 점이 꼽힌다. 북미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 46기가와트시(GWh)에서 2023년 143기가와트시, 2025년 286기가와트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 평균 성장률이 58%다.
CATL의 생산공장은 자국에 몰려 있는 데다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어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산업에서도 제재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생산거점을 대거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와 50기가와트시 규모의 제3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얼티엄셀즈는 이미 오하이오주에 제1공장(35G기가와트시), 테네시주에 제2공장(35기가와트시)을 건설 중이다. 제1~3공장을 합하면 120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위치한 단독 배터리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다. 또 북미 3대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40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북미 내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단독 공장으로만 40기가와트시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북미 고객사 합작법인과 단독투자를 모두 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내 생산능력은 수년내 200기가와트시에 달할 전망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내수시장에서 나오는 점도 CATL에 약점이다. CATL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정책이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자국 업체가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국 배터리업체를 일방적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중국은 이달 들어 전기차 보조금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전기차를 포함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에 지급했던 보조금을 30% 줄이고, 올해 말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국 판매 실적이 줄어들면 CATL은 실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도 CATL 따라잡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는 이달 10일 IPO 간담회에서 "CATL은 중국 내에서 좋은 가격을 받고 배터리를 판매해 그간 수익성이 높았다"며 "수준잔고를 봐도 LG에너지솔루션이 더 많고, CATL이 해외에 나와 유럽 등에 공장을 세우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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