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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전투’ 전망, 스피드스케이팅 자존심 지킬까 [올림픽 D-4]
입력 2022-01-31 09:40  | 수정 2022-01-31 11:18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베이징에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3개를 따 쇼트트랙(금메달 24개·은메달 13개·동메달 11개)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4년 전 홈무다인 평창 대회에서 7개의 메달(금 1, 은 4, 동 2개)을 따내며 효자 종목의 자존심을 지켰던 스피드스케이팅이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한국 스케이터들에게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오르막 전투(an uphill battle)가 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두 14개의 출전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자의 경우 500m 1장, 1000m 2장, 매스스타트 2장 등 총 5장이다. 남자는 500m, 1000m, 1500m,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2장, 팀추월에서 1장이다. 그러나 5000m와 10000m 등 장거리에서는 남녀 모두 1장의 출전권도 확보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메달권 입상을 바라볼 수 있는 종목 가운데 1500m 남자에서는 김민석(성남시청)이 첫 손에 꼽힌다.
김민석은 2018 평창올림픽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을 받았다. 유럽의 강세 종목이었지만 역대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메달권 입성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다만 2019-20시즌 부진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하지 못했다.

물론 2021-22시즌 들어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한 한국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하다. 월드컵 1차대회 1500m에서는 금메달을, 2차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석은 주종목인 1500m, 1000m와 더불어 팀 추월 종목에도 출전한다. 평창 대회에서 이승훈(IHQ), 정재원(서울시청)과 함께 팀을 이뤄 은메달을 따낸 김민석은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500m에서는 차민규(의정부시청)가 도전장을 던졌다.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2010년 밴쿠버 대회 모태범 이후 8년 만에 단거리 간판으로 떠올랐다.
이강석의 종전 한국기록(34초20)을 11년4개월 만에 경신했고, 지난해 12월 열린 4대륙선수권에서도 500m 2위를 차지하며 컨디션이 좋다. 김준호(강릉시청)도 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꾸준히 10위권 기록을 남겼으며, 4차 대회에서는 개인기록 경신과 함께 500m 6위에 올랐다.
지난 평창 대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이 나온 매스스타트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당시 신예 정재원이 레이스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며, 경쟁자들의 체력을 떨어뜨리는 전략이 주효했다. 막판 스퍼트를 펼친 이승훈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과 비교해 페이스메이커였던 정재원이 실질적인 에이스라고 볼 수 있다.
2019년 2월 세계종목별선수권 매스스타트 동메달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종합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2019-20시즌 월드컵 1차 대회와 2020 4대륙선수권대회 각각 은메달도 거머쥐었다. 2020년 3월에는 월드컵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2021-22시즌 월드컵 3차 대회 4위, 4차 대회 6위를 차지하며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정재원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자존심을 지킬지 지켜볼 일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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