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vs 윤석열의 소소공약 훑어보기
입력 2022-01-27 17:40 

이번 대선의 정책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한가지를 꼽는다면 모든 후보가 '소소한' 하지만 '생활과 밀접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들고 나왔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석열씨의 심쿵약속'과 '59초 쇼츠'를 통해 굵직한 공약이 아닌 가볍게 접근 가능한 공약을 매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의 실용주의 경향을 잘 집어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나치게 가벼운 공약들이 대선공약에 들어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측의 '소소한 공약'들은 내용면에서 겹치는 것도 많고 카테고리도 비슷하다. 최근 뜨고 있는 전기차나 반려동물 관련 공약이 공통적으로 들어갔고, 보육이나 육아 관련 내용도 많다. 다만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고, 양 후보의 국가 운영의 기조를 엿보게 해주는 것들도 꽤 있다.
예를 들어 전국적으로 20만대가 등록되있고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전기차 족을 위한 공약으로 이 후보는 구입 보조금 확대를, 윤 후보는 충전요금 5년 동결을 들고 나왔다. 이 후보는 전기차 정착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윤후보는 전기차 운영비용 감면에 포인트를 둔 것이다. 더 파고 들어가보면 이 후보의 경우 '소확행' 공약에서도 재정확대 기조가 뚜렷하고, 윤 후보의 경우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중장기로 시간단위를 늘려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뜻이 엿보인다. '1000만 펫심'을 잡기 위한 반려동물 관련 공약에 있어서도 이 후보는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과 펫샵 근절을 위한 동물보호소와 일반 반려동물판매업 구분을, 윤 후보는 반려동물 쉼터 확대와 반려묘 등록 의무화를 제안했다. 이 후보는 제도도입과 처벌강화에 방점을 찍었고, 윤 후보는 각 지자체 재정으로 충당가능한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복지와 보육 공약에서도 이런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아이들 연령대별로, 학교마다 다 다른 등하원시간 때문에 맞벌이 부모들이 등하원 도우미를 써야 한다는 문제 인식은 두 후보 모두 갖고 있는데, 해법은 달랐다. 이 후보는 초등학생 3시 동시 하교제를 제안했고, 윤 후보는 등하원 도우미 소득공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각각 자신만의 색깔을 강조한 부분도 있다. 이 후보가 진보정당 출신답게 '환경'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윤 후보와의 차별점이다. '플라스틱 제로'나 소모성 부품 보유 및 판매기간을 늘리겠다는 공약이 들어가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친환경 기조에 맞춰 유인물과 현수막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윤 후보는 환경 관련 공약으로는 대형마트 종이박스 자율포장대 복원 및 개선 정도만 내세웠다. 대신 윤 후보 측은 안전과 관련된 공약을 내놓으며 이 후보와 차별화를 꾀했다. 택시면허를 보유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듯 택시 운전석에 보호칸막이를 설치하고, 안전주행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하는 안이 들어갔고, 싱크홀 예방 관련 예산 확대도 포함됐다.
다만 이같은 소소공약으로 '재미'를 더 본 쪽은 이 후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른바 '화끈한' 공약이 많기 때문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과 치아 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다. 특히 탈모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일종의 '밈(meme, 문화전달수단)'으로 소비되며 히트를 쳤다. 다만 이 후보의 공약이 상당한 재정이 수반되야 한다는 점에서 비판도 그만큼 많이 제기된다.
[박인혜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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