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동산중개업소 개업 8년 만에 최소…자격증 소지자 10명 중 8명 개업 X
입력 2022-01-27 09:13  | 수정 2022-01-27 09:18
부동산 중개업소(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 = 연합뉴스
1만 8천816건으로 집계됐던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
초강력 부동산 규제 기조와 강해진 대출 규제, 금리 인상으로 매수세 '거래 절벽'
임대차법 시행·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온라인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등 영향

지난해 전국 부동산중개업소의 신규 개업이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소치를 경신했습니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공인중개사 개업은 1만 6천806건, 폐업은 1만 1천107건, 휴업은 862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해 개업 건수는 1만 8천816건으로 집계됐던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얼어붙었던 2019년의 1만 6천903건보다도 더 감소했습니다.

지난해는 초강력 부동산 규제 기조가 유지된 가운데, 하반기에는 대출 규제가 더 강해지고 금리마저 인상되면서 매수세가 거의 실종된 역대급 '거래절벽'이 이어진 시기였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매매 건수가 7월 4천702건, 8월 4천213건, 9월 2천705건, 10월 2천 202건, 11월 1천368건, 12월 1천88건으로 5개월 연속으로 감소했고, 연말에는 월 1천 건대로 급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 사진 = 연합뉴스

더욱이 2020년 7월 말부터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중심으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계약을 4년마다 체결하는 시대가 되면서 전세 물량도 급감했습니다.

작년 10월부터는 부동산 중개 보수 상한이 최대 절반 가까이 낮아진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중개업소의 영업이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여기에 온라인 기반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들이 '반값 수수료'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기존의 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공인중개사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2016년부터 온라인을 기반으로 원·투룸 소형 주거용 부동산 직영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 집토스는 지난해 총 거래금액이 8천7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서비스 출시 4년 동안의 누적 거래금인 8천 억 원을 넘어섰고, 계약 건수도 전년 대비 1.8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정부 역시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창업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30일 치러진 제 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실시된 서울 은평중학교의 모습.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친 뒤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렇듯 다양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현재까지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 총 49만3천502명 가운데 개업 공인중개사는 전체 23.6%인 11만6천327명에 불과합니다. 자격증 소지자 10명 중 8명은 개업을 하고 있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입니다.

작년 12월에는 자신을 서울 강동구에서 영업 중이라고 소개한 중개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인중개사도 자영업자입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정부의 지지를 가장 못 받는 정책이 부동산 정책"이라며 "여러 이유로 공인중개사들의 수입은 나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인중개사업이 자영업자 지원업종에 포함되지 않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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