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뷰티 쉽지 않네…올리브영 독주 속 흔들리는 세포라, 시코르 [르포]
입력 2022-01-27 07:02  | 수정 2022-01-27 11:46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 세포라 매장. [이하린 기자]

◆ 글로벌 1위 뷰티편집숍 세포라, 코로나19에 국내서 힘 못써

"저희도 얼른 자유롭게 메이크업 해드리고 싶죠. 올해 1월부터 메이크업 서비스를 재개하긴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심해져서 너무 답답해요."
22일 오후 3시경,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 세포라 매장 내 메이크업 존은 텅 비어 있었다. 아이 메이크업 서비스가 가능하긴 했으나 체험해보는 사람은 없었다.
세포라 직원은 "지난해까지 메이크업 서비스를 아예 못 하다가 지난 1일부터 다시 시작했다"면서 "마스크를 벗을 수 없으니 피부 화장이나 립 등은 어렵고 아이 메이크업만 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이 운영하는 글로벌 1위 뷰티편집숍 세포라는 지난 2019년 10월 국내에 처음 진출했다. 고객 취향을 반영해 무료로 메이크업을 해주는 체험형 서비스로 인지도를 높였다. 다양한 뷰티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게 하고 전문가의 상담도 곁들여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변수가 됐다. 체험형 서비스가 불가능해진 데다 마스크가 일상화하면서 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줄었다. 세포라는 한국 진출 당시 2022년까지 국내 13개 매장을 열겠다고 선포했으나 오히려 명동점 문을 닫는 등 폐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세포라 국내 매장은 총 5곳이다.
◆ 시코르, 올리브영 독주 속 폐점 이어져…온라인은 '숙제'

코엑스 스타필드 시코르 매장. [이하린 기자]
'한국형 세포라'로 불리던 시코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상황과 더불어 업계 부동의 1위인 CJ올리브영의 벽이 너무 높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코엑스 스타필드에 위치한 시코르 매장은 세포라와 마찬가지로 한산한 편이었다.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것은 헤어용 고데기 정도였다. 시코르 직원은 "현재 코로나 상황에 맞춰 다른 뷰티 제품 체험은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매장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시코르 명동점과 가로수길점을 비롯해 주요 도시들의 매장을 폐점했다. 현재 국내 시코르 매장은 총 25개다.
이제 남은 것은 온라인. 시코르 측은 지난달 '디지털 가속화'를 선포하고 올해를 2030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럭셔리 플랫폼 도약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이전까지 체험형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이제 시코르닷컴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적극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시코르 매장 내 고데기 체험존. [이하린 기자]
다만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다. 이미 독주 체제를 굳힌 올리브영이 온라인까지 장악하고 있어서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3% 수준이며 서울, 인천 지역의 온라인 주문 건수 중 매장을 통한 '오늘드림' 비중은 39%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모바일 앱 월간 순 방문자 수(MAU)는 333만명에 달하고 지난해 말 기준 올리브영 멤버십 회원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 뜨거운 화제몰이에 성공했던 세포라, 시코르가 이제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빠르게 체질개선을 꾀한 올리브영과 달리 이들에게 온라인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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