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힘들어도 먹고는 살아야지"…증시 급락에도 식품주 선방
입력 2022-01-25 17:46  | 수정 2022-01-25 19:58
금리 상승과 주요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음식료 업종이 하락장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저평가된 음식료 업종의 주가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농심이 1.72%, 롯데칠성이 5.24% 상승하는 등 음식료주 주가는 급락장이 펼쳐지는 가운데서도 선방하고 있다.
음식료 업종은 지난해 낮은 실적 모멘텀과 원가 부담 심화, 성장주 위주의 수급 쏠림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원재료 가격 급등, 물류비 부담 심화 등 비용 증가가 제품 가격 인상 효과를 압도하며 수익성 개선이 늦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간 코스피 수익률은 3.6%였지만 음식료 업종 지수는 2.9%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저평가된 음식료 업종 가운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은 실적 측면에서 기저 부담에서 벗어나고, 작년 하반기에 원가 상승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전년도 가격 인상 효과와 맞물려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주요 음식료 기업 12개의 2021년 합산 실적 전망을 살펴보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 영업이익이 5% 성장에 그쳐 섹터 내 옥석 가리기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3년 차에 음식료 업종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에 불과해 역사적 하단에 위치한다"며 "그동안 불안정했던 영업 환경에서 벗어나 판가 인상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인지도는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2009년 금융위기 직후 상황과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금융위기 이후 3년 차부터 음식료 업종 지수는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3년 차를 맞은 올해도 음식료주들이 약진하며 시장 수익률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음식료 업종 실적에 대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위축된 주류, 외식 등 업소용 시장은 최근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과 영업실적 등을 고려해 볼 때 회복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음식료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영업이익 전망치는 계속 오르고 있다. 농심은 올해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농심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33.2% 높은 1395억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농심의 목표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43만3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설 연구원은 "미국 지역에서 농심 라면의 유통망 확충, 브랜드력 상승, 생산 능력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정치를 웃도는 매출 성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원화값 약세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수출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오리온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 연구원은 "최근 환율 상승은 곡물 등 원재료 가격 상승기와 맞물려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따라서 해외 실적 비중이 높아 그 영향을 상쇄시킬 수 있는 기업의 실적 차별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 시기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가진 저평가 업종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투자는 CJ제일제당을 업종 내 톱픽으로 뽑으며 "음식료 업종 대비 현저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547억원, 343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15.8% 증가한 수치로 사측 가이던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 연구원은 "주가는 올해 실적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를 기반영하고 있다"며 "글로벌 식품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선행 PER가 9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비식품 사업부의 기저 부담으로 실적 모멘텀은 약하지만 2022년 PER가 10배에 그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외식 경기 회복에 따라 CJ프레시웨이, 하이트진로 등도 주목해야 하는 업종으로 언급됐다.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