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알몸 사진·볼 뽀뽀"...직원 극단선택 4년 만에 공식 사과한 세아베스틸
입력 2022-01-25 17:42  | 수정 2022-04-25 18:05
세아베스틸 대표 "진심으로 송구"
박준두 대표·김기현 이사 사퇴

국내 중견 철강회사 세아베스틸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추행 등으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4년 만에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당시 인사관리 총괄과 관할 부서 팀장을 맡고 있었던 일부 임원진은 자진 사퇴했습니다.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2018년 군산공장 직원 사망사고와 관련해 많은 분께 안타까움과 실망감을 전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회사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중한 저희 직원의 명복을 빌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살아가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총괄책임자인 박준두 대표이사와 제강담당 김기현 이사가 금일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며 "관련자 처분은 인사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여 명명백백히 밝혀나가고자 한다"고 전했습니다.

박준두 대표이사와 김기현 이사는 피해 직원의 재직 시절 각각 인사관리 총괄과 관할 부서 팀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또 김 대표는 "금번 사건으로 인해, 당사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셨던 많은 분들, 특히 세아의 가치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으로 살아온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느꼈을 상처와 충격을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다"며 "이들이 마음과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는 데 진심과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직원이었던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유서와 25분 분량의 동영상을 남기고 군산 금강 하구의 한 공터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의 유서에는 선배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과 폭언, 욕설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A씨는 입사 두 달 만에 떠난 야유회에서 알몸으로 단체 사진을 찍어야 했으며, 문신 여부를 확인한다는 선배의 요구에 팬티 차림으로 서 있어야 했습니다. 또 볼 뽀뽀를 하고, 성기를 만지는 등 자신이 당한 성추행에 대해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들은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이 고려돼 정직 3개월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으며, 해당 처분이 진행된 이후 현재는 세아베스틸에 재직 중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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