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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지표 부진땐 추가하락…코스피 2750이 단기 지지선"
입력 2022-01-24 17:50 
코스피가 13개월 만에 2800선 아래로 마감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29포인트(1.49%) 내린 2792.0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800선 아래로 장을 마감한 것은 2020년 12월 23일(2759.82) 이후 처음이다. [이충우 기자]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이달에만 벌써 6%대 하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악재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지수 밴드의 하락을 점치고 있다. 증시 추가 하락의 '트리거'로 작용할 요소는 오는 2월 발표될 미국의 1월 고용 등 경제지표가 손꼽힌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관찰될 경우 기업 실적 부진 우려로 이어져 증시에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49% 하락한 2792.00에 마감했다. 이달에만 6.23% 떨어진 수치다. 24일엔 기관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이 기간 동안 지수를 끌어내린 건 기관투자자들이다.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4조757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3일까진 누적 3조원가량을 순매수했지만 중순부터 약 1조3500억원을 팔아치우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건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가에선 25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올 메시지와 더불어 경제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FOMC 정례 회의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이벤트로 시장 컨센서스(예상치)가 확립된 분야다.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가 호재로 작용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오는 2월 발표될 미국의 1월 비농업 일자리,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 시간당 평균 임금 등 경제지표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점이 확인된다면 세계 증시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 그 전조 현상은 지난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9~15일(현지시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에서 확인됐다.
당시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8만6000건이다. 이는 전주보다 5만5000건 급증한 수치로 지난해 10월 둘째 주 이후 최다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5000건)도 크게 상회한 수치다.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오미크론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도 여전해 경기 회복 속도 둔화 우려가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회복 기대감을 선반영한 증시에 펀더멘털 눈높이 조정과 경기 둔화 사이클에 대한 부담은 조정 이유가 될 것"이라며 "1월 고용지표를 확인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에 대한 후퇴와 불안 심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코스피는 이미 약세장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해 9월 말 200일 이동평균선(200일 동안의 주가·지수 평균을 이은 선)을 하향 이탈했다.
코스피의 주요 지지선도 잇달아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삼천피'가 무너지고 이후 2900선도 쉽게 깨졌다. 이날은 과거 코스피가 급반등을 보여줬던 2820선도 결국 이탈해 마감했다. 앞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지점은 무너질 경우 향후엔 저항선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없다면 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2800선을 하회했으므로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단 전망도 나온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악재가 다음달 초를 정점으로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크고 2750∼2800선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로 지지대 영역이어서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지지대 영역을) 하회한 후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BR 1배 수준을 지키지 못한 국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2016년 미국과 중국의 동시 긴축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19 초기 국면 등이다. 증권가에선 연초 낙폭이 컸던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미디어·교육, 디스플레이, IT 하드웨어, 화장품·의류 등은 단기 트레이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월 FOMC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기술주 변동성 확대는 옵션 만기 영향력도 컸다"며 "과거 옵션 만기 후 회복 양상을 고려하면 기술주 위주로 하락 속도 둔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1월 FOMC에서 별다른 추가 악재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24일 농심(6%), CJ제일제당(1.52%), 하이트진로(1.33%) 등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음식료업 종목들의 주가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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