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영난에…압류 피하려 700명 태우고 도주한 美유람선

기름값 대금 14억 못내 압류 위기 처하자 바하마로 회항

선박유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압류될 위기에 처한 미국의 호화 유람선이 승객 700명을 태운 채 도주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현지시간 23일 USA투데이 등은 유람선 업체 크리스털 크루즈 소속 크리스털 심포니호가 법원의 압류 영장이 발부된 뒤 미국에 입항하지 않고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로 회항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털 크루즈에 선박유를 공급하는 유류 회사는 밀린 대금 120만 달러, 우리 돈 약 14억30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미국 법원은 유람선 매각을 통한 대금 회수 용도로 크리스털 심포니호 압류를 허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크리스털 심포니호는 2주간의 카리브해 항해를 마치고 2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입항하면 압류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털 심포니호는 돌연 방향을 틀어 바하마에 정박했고, 현재까지도 바하마의 비미니 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승객들은 바하마에서 플로리다주 포터로더데일로 향하는 배편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한 승객은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항로 변경으로 유람선에 갇혀 버렸다"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승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화로운 해적들에게 납치된 기분"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편 해당 유람선 업체는 말레이시아의 억만장자 림 콕 타이가 설립한 관광 기업 겐팅 홍콩 그룹의 자회사입니다. 이 그룹은 본사를 홍콩에 두고 여러 브랜드의 크루즈 노선을 운영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난으로 임시 파산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