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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 깨진 코스피, 앞날도 첩첩산중…"1월 美 경제지표 부진 땐 2차 하락 전망"
입력 2022-01-24 14:14  | 수정 2022-01-24 14:26

3000, 2900에 이어 2800까지 장중에 뚫렸다. 그동안 반등세를 이끌었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요 지지선이 잇따라 붕괴되면서 국내 증시가 약세장으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는 장기 상승 추세선을 이미 지난해 9월 하향 이탈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최근 공급 병목 현상 유지 등 글로벌 경기 개선 속도가 늦춰짐에 따라 다소 부진한 1월 경제지표가 나올 시 추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1.41% 하락한 2794.33에 거래 중이다. 장중 2800포인트가 무너진 건 지난 2020년 12월 29일(2792.06)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2.55% 떨어진 918.85에 머물고 있다. 이달 6일 '천스닥'이 깨진 코스닥은 900선 지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에선 음식료업, 의료정밀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다수 떨어졌다. '투톱'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각각 0.66%, 0.84% 하락 중이다. 저평가 매력이 주목되는 자동차주인 현대차, 기아도 하락세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크래프톤 등 플랫폼·2차 전지(배터리)·게임 성장주도 지수 약세에 버티지 못했다. 금리 인상 수혜주로 평가 받던 금융주도 약세인데 금융주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은 2.99% 내린 상황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코스피는 이미 약세장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해 9월 말 200일 이동평균선(200일 동안의 주가·지수 평균을 이은 선)을 하향 이탈했다. 200일선은 장기적인 주가의 추세선을 의미하는데 이 궤도에서 벗어났다는 건 상승 추세가 꺾였다는 것을 뜻한다.

코스피의 주요 지지선도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삼천피'가 무너지고 이후 2900선도 쉽게 깨졌다. 이날은 과거 코스피가 급반등을 보여줬던 2820선도 결국 이탈해 마감했다. 앞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지점은 무너질 경우 향후엔 저항선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없다면 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2800포인트를 하회하면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단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2800선 또는 그 이하에서 2900선 전후로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배(2790선)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2806) 수준에서 추가 급락보다는 반등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전략적으론 반등시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코스피가 2900선에 근접시 리스크 관리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악재가 다음 달 초를 정점으로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크고 2750∼2800선이 PBR 1배로 지지대 영역이어서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지지대 영역을) 하회한 후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BR 1배 수준을 지키지 못한 국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2016년 미국과 중국의 동시 긴축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 초기 국면 등이다. 증권가에선 연초 낙폭이 컸던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미디어·교육, 디스플레이, IT하드웨어, 화장품·의류 등 단기 트레이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기 반등 후에 변동성이 더 큰 2차 하락국면이 전개될 수 있단 경고도 나온다. 25일부터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이후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해소되겠지만, 향후 경기 불안 심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 속도는 둔화되는 악재가 겹치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실업수당청구건수가 예상치를 웃돈데 더해 향후 고용 등 경제지표도 부진하게 나타날 경우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팀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을 선반영한 증시에 펀더멘털 눈높이 조정과 경기 둔화 사이클에 대한 부담은 조정 이유가 될 것"이라며 "1월 고용지표를 확인하면서 경기회복 기대에 대한 후퇴와 불안심리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론 오는 27일 상장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대형주 수급의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추가로 오르면 기타 대형주 수급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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