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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주면 12점 내는 야구, 그것이 SSG가 갈 길이다"
입력 2022-01-21 10:24 
SK 시절 정경배 코치(왼쪽). 사진=MK스포츠 DB
"10점 주면 12점 내서 이기는 야구 해야죠."
정경배 SSG 신임 타격 코치는 SSG 전신 SK 시절 최고의 타격을 이끌었던 코치다.
그와 함께 했던 SK 타자들은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SK(현 SSG)를 역사 속의 한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4년 만에 다시 친정팀에 복귀했다. 우타자로 한정된 타격 코치이지만 정 코치의 컴백은 SSG가 다시 '타격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고 있다.
정 코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팀 사정상 보다 많은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기 ??문이다.
정 코치는 "팀이 투수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 개막 이후 선발진 구성이 원활하지 않다. 문승원 박종훈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 또 그 시기에 맞춰 꼭 돌아온다는 보장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나 더 공백을 가져야 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타격 코치로서 책임감이 무겁다. 투수들이 점수를 많이 준다면 그보다 더 많은 점수를 내야 한다. 10점 뺏기면 12점 내서 이기도록 해야 하는 것이 내 임무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야구가 풀린다. 베테랑들과 많이 호흡하며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코치는 낯익은 이름들을 꺼내 들었다. 우타자 전담 코치인 만큼 우타자 베테랑들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했다.

정 코치는 한화 코치 시절 주로 2군에 머물러 있었다. 2020시즌에는 1군에서 2군급 선수들을 데리고 전쟁터로 나간 경험도 갖고 있다.
그 때 느낀 것이 "유망주들의 성장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정후나 강백호 처럼 타고난 천재형 타자가 아닌 이상 5년 정도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정 코치는 "수베로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나서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1~2년 사이에 성과를 내려 하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프로에 와서 2년, 군 문제 해결에 2년 그리고 2년 정도는 더 경험을 쌓아야 전성기로 나아갈 수 있다"며 "그 전까지는 베테랑들이 버텨줘야 한다. 베테랑들이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뽑아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코치는 김강민 김성현 오태곤 등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타격에서 더 발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최소한 자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코치는 "추신수가 개막에 맞출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그럼 김강민이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 박성한도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2년은 더 보여줘야 확신을 가질 수 있다. 페이스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 김성현이 준비를 해야 한다. 오태곤도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빈 자리를 메꿔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들이겠지만 코치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어야 대량 득점이 가능한 팀이 된다. 주축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더 이상의 점수를 뽑는 것은 베테랑들의 힘이 필요하다"며 "당장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길 기대하긴 어렵다. 그런 선수들은 꾸준히 기회를 주며 성장을 도와야 한다. 실전에선 해줬던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그 선수들이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배 코치가 그리는 SSG 야구는 또 한 번 화끈한 공격력을 그리는 야구라 할 수 있다. 호쾌한 공격 야구로 마운드의 전력 공백을 채워 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SSG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SSG가 정 코치가 그리는대로 상대보다 더 많은 점수를 뽑는 야구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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