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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이방원' 말 학대 사망 사과에도…비판·폐지청원 '후폭풍'
입력 2022-01-21 09:14 
`태종 이방원` 촬영 중 와이어에 다리가 묶인 말이 고꾸라지는 장면. 사진|동물자유연대 SNS 처
KBS 대하 사극 ‘태종 이방원이 동물 학대 논란에 사과했으나 후폭풍이 거세다.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와이어에 묶어 강제로 쓰러뜨린 말이 결국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방송 중단과 폐지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KBS는 동물 학대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20일 공식입장을 내고 촬영 일주일 후 말이 사망했다고 알리며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또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시청자분들과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태종 이방원 측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및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방영 중단 및 폐지 등에 대한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진 `태종 이방원` 방영 중단 청원.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21일 오전 6시 기준 5만 2232명이 동의했다.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또 다른 청원도 3만 4737명의 동의를 기록 중이다.
‘태종 이방원 공식 홈페이지에도 드라마 폐지해주세요. 수신료가 아깝다” 이딴 게 수신료의 가치냐” 등 방영 중단 및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동물 학대 논란은 동물자유연대가 19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태종 이방원 측이 촬영 중 말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점화됐다.
7화에서 주인공 이성계(김영철 분)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에서 말의 몸체가 90도로 들리며 머리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며 문제를 제기하며, 말의 현재 상태와 촬영 장면이 담긴 원본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동물자유연대는 20일 인스타그램에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태종 이방원 촬영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말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모습과 함께 말이 고꾸라진 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동물자유연대는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동물자유연대는 KBS에 공식적으로 말의 생존 여부와 안전 확인을 요청했으며, 향후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마련을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19일 페이스북에 성명을 발표하고 오직 사람들의 오락을 위해 말을 생명의 위험에 고의로 빠뜨리는 행위는 인간의 사소한 이익을 위해 동물을 해하는 전형적인 동물 학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동물촬영에 앞서 동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여부, 현장 사고 대처를 위한 수의사 배치 등에 대한 제작진의 답을 요청했다.
`태종 이방원`. 사진|KBS

연예인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고소영은 SNS를 통해 너무해요. 불쌍해”라며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영상의 캡처 사진을 게재했다.
김효진은 정말 끔찍하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스턴트 배우님도 하루빨리 완쾌하시길. 촬영장에서의 동물들. 소품이 아닌 생명”이라고 적었다. 공효진은 김효진의 글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공감했다.
이밖에 배다해, 이병헌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 등도 목소리를 높이는 등 ‘태종 이방원 팀의 사과에도 관련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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