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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청약 끝나니까 오르네"…LG화학,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입력 2022-01-21 06:02  | 수정 2022-01-21 13:00

LG화학의 주가가 일주일 만에 상승했다. LG화학이 주가 상승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장 대비 4만3000원(6.58%) 오른 주당 6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랜만의 반등에도 투자자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일주일 내내 하락세였다. 이 기간에만 시가총액 8조4700억원이 날아갔다. 최고가(104만3000원)와 비교하면 낙폭(-33.26%)은 더 커진다.
이날 LG화학 주주커뮤니티에서는 "나는 100층에 있는데 무슨 소용이냐", "LG에너지솔루션 상장하면 어차피 또 떨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잔칫집일 텐데 우리는 초상집이다", "마지막으로 팔고 빠지라는 신의 계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그동안 LG화학의 주가를 끌어내렸던 원인 중 하나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가 꼽힌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증권시장에 등장하면서 모회사인 LG화학의 기업가치가 낮아질 것이 염려되고, 2차전지 수혜주가 LG화학이 아닌 LG엔솔로 교체되면서 투자 매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황제주로 등극할 정도로 강세였던 LG화학은 배터리사업부 물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거의 반 토막 났다. 석유화학업종 개선 기대감에 한때 70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공모주 일반 청약이 진행되면서 60만원대로 내려갔다. 당장 전날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역대급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기업공개(IPO)의 새 역사를 쓰고 있을 때 LG화학의 주가는 주저앉고 있었다.
이에 2차전지 관련 글로벌 펀드들이 LG화학을 빼고 LG에너지솔루션을 담을 가능성도 커졌다. LG화학을 편입하고 있는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자산총액(AUM)은 지난해 말 기준 100억달러가량이었다. 이 중 6억달러가량이 LG화학에 할당된 금액이다. 이 자금이 LG에너지솔루션 몫으로 교체되면 LG화학의 주가는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상장으로 투자심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고성장 대체재를 찾고, 양극재와 분리막 등 소재에 대한 성장 계획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공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지분율 하락과 석유화학 하락 사이클 진입을 고려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97만원에서 78만원으로 하향했다.
반면 지금이 저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화학의 부진은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시장 데뷔를 앞두고 변동성과 수급성이 불안해지면서 영향을 받은 것일 뿐, 전체적인 사업부문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요인들이 더 많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LG화학이 보유한 지분가치로는 이미 경쟁사 대비 50% 이상 낮게 반영돼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양극재 생산 능력이 지난해 말 8만톤에서 오는 2025년 21만톤으로 빠르게 획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케미칼과 첨단소재의 매출 비율이 1.5대 1 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되면서 또 한 번 본업의 변화가 눈에 띌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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