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직 CJ택배기사 "노조 때문에 더 힘들다"
입력 2022-01-20 17:26 
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는 지난달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분을 CJ대한통운이 과도하게 차지한다며 총파업에 나섰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파업이 4주 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현직 CJ택배기사가 "노조가 생긴 이후 더 힘들어진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인 김슬기 비노조택배연합회 대표의 글이 게시돼 있다.
김 대표는 택배기사는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닌 대리점주와 계약한 '자영업자'임을 강조하며 택배 노조의 활동으로 인해 업무가 힘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택배기사가 자영업자임에도 업무 시간과 강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택배노조가 생긴 후 '과로사다', '노동력 착취다'라며 일할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이 생기게 됐다"며 "물량을 줄일 수 없기에 한정된 시간 안에 수백 개의 택배를 배달하려면 끼니를 거르며 배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가 택배 분류를 노동시간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리점과 사업자 대 사업자로서 계약한 금액이 있는데 추가금을 달라는 건 '식당에서 음식값 외에 재료 손질비를 추가로 받겠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 발생 이후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기사가 늘자 국내 상위 4개 택배사와 함께 '택배 분류 작업은 택배사가 책임진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택배요금이 올랐다.
김 대표는 "결국 정부는 노조의 손을 들어 줬고 CJ는 그 손해를 메우기 위해 단가를 올렸다"며 "단가 상승으로 인한 거래처 이탈은 발송 기사들의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업으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거래처가 CJ를 떠나고 있다"며 "거래처가 줄어 당연하게도 배달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택배노조 가입자보다 비노조택배연합 가입자 수가 더 많다는 것을 근거로 택배노조가 택배기사들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택배노조에는 3년간 CJ대한통운과 계약된 택배기사의 2만 명 중 10%인 약 2000명이 가입했지만, 비노조 택배연합은 인원을 모집한 지 일주일 만에 약 2300명이 가입했다.
김 대표는 "노조에서 세뇌한 어설픈 이야기들을 믿고 파업을 하고 있다"며 "(노조) 여러분이 하는 건 여러분의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개인사업자가 어떤 건지 교육을 해달라"며 "그렇게만 된다면 이런 잘못된 파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CJ대한통운 본사에 호소했다.
한편 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는 지난달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분을 CJ대한통운이 과도하게 차지한다며 총파업에 나섰다. 파업이 4주째 지속되면서 경기 고양시, 성남시, 이천시, 광주시 등 일부 지역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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