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경 미담' 목격자 "'주작' 아냐…노인 집까지 동행했다"
입력 2022-01-19 16:17  | 수정 2022-04-19 17:05
여경 미담에 '주작' 비판 제기되자
목격자 "인상 하나 안 찌푸리더라" 항변

부산경찰 공식 SNS에 올라왔던 여경에 대한 미담이 '여경 이미지 세탁하려고 별 짓 다한다'는 강한 비판을 받자, 이를 목격한 당사자가 직접 "주작이 절대 아니다"라며 여경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한 자신이 여경의 행동에 감동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여경 미담을 직접 목격했다는 50대 남성 이 모 씨는 19일 MBN과의 통화에서 "지난 14일 오후 2시쯤 노인 한 분이 콘크리트 바닥에 넘어져 눈 밑이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며 "제가 112를 불렀는데 (현장에) 도착한 사람이 여경이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 씨는 당시 현장을 목격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통화내역과 현장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경찰관이 20대 초반 정도 되는 어린 친구였는데, 나이도 어린 친구가 그 양반(쓰러진 노인)이 춥다고 하니까 자기 점퍼를 덮어주더라"며 "그거까지는 경찰 공무원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씨가 '감동'을 받았다고 한 순간은 점퍼를 벗어준 이후에 나왔습니다.

이 씨는 이어 "저 노인이 술에 취해 발길질을 하는 등 눈살 찌푸릴 행동을 했는데, 여경이 노인에게 말을 건네면서 가족 이야기를 했고 노인 입에서 딸 이야기가 나오자, 그 이야기를 기점으로 노인을 달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노인이 술에 취해 신발을 던지고 난리를 피웠다. (옆에 있던) 주차금지 표지판에서 물도 흘렀다. 그런데 인상 하나 안 찌푸리더라"며 "노인이 술에 취해 발버둥을 쳐서 (여경이 덮어준) 점퍼가 많이 더러워진 상태였다. 만약 내가 저 여경이었다면 아무리 추워도 더러워진 점퍼를 절대 입지 못했을텐데, 여경은 점퍼를 그대로 다시 입은 후 노인을 집까지 모셔가는데 동행했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부산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부산경찰'에는 지난 15일 여경 관련 미담이 올라온 바 있습니다. 해당 게시글에는 "15일 금정경찰서 게시판에는 강추위에 떨며 쓰러진 노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점퍼를 벗어준 A 경찰관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며 "A순경은 신임 경찰로 약자를 우선으로 보호하고 법을 수호하겠다던 초심을 늘 마음에 새기며 범어지구대 관내를 따스하게 지키고 있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게시물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A순경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쓰러진 노인에게 자신의 겉옷을 벗어서 덮어주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을 접한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조작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들은 "2인 1조로 출동했을 텐데 한 명은 어디 가고 여경만 있느냐", "홍보용이네", "여경 이미지 세탁하려고 별짓 다 한다", "사진을 너무 잘 찍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후 부산 경찰 측은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비난이 확산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해당 게시글을 삭제 처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누가 주작이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옷을 벗어 승진한다느니 그런 성희롱 발언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한 명은 어디 가고 (사진 속에) 여경만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같이 출동한 경위(남경으로 추정)는 근처 탐문 등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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