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밤마다 들리는 이 소리에 고통 받은 이탈리아 부부 드디어 해방됐다

밤마다 침실에서 들리는 옆집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로 19년간 고통속에 살았던 부부가 법적 다툼 끝에 이기면서 지긋지긋한 벽간소음에서 해방된 사연이 소개돼 화제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해안 유명 관광지인 라스페치아의 빌라에 살고 있는 한 부부가 2003년 시작된 벽간 소음 법적 싸움에서 이겼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라스페치아의 빌라에 살고 있는 이 부부는 이웃이 새로 설치한 화장실의 변기 물 내리는 소리에 뜬 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다.
4형제가 함께 살고 있는 이웃집에는 밤마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고통을 참다 못한 부부는 법에 도움을 청했다. 부부는 문제 해결과 정신적 보상을 요구했으나 해당 지방법원은 부부를 외면했다.
이에 이들은 제노바 고등법원에 항소했고 1심 법원과 달리 빌라의 상태에 대한 면밀한 현장조사를 명령했다.
그 결과 부부의 벽간 소음이 단순한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4형제가 집에서 추가한 화장실 위치가 부부의 침실 바로 맞닿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사실상 벽 속에 화장실을 설치한 것이나 다름 없다.
벽 두께는 불과 22cm에 불과해 소음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항소법원은 옆집의 화장실 설치를 '공용공간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규정하고 변기의 물탱크를 벽 바깥으로 빼도록 명령했으며 4형제에 화장실이 설치된 2003년부터 계산해 매년 500유로(67만8000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4형제는 이에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최근 대법원은 그들의 상고를 기각, 항소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벽간소음 측정 자료를 검토한 결과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법적 허용 한도보다 3데시벨(dB)이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