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문] 안희정 피해자, 김건희에 사과 요구 "미투 폄훼"
입력 2022-01-17 16:49  | 수정 2022-04-17 17:0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연합뉴스
"피해자 울부짖음 담긴 미투 폄훼"
"지금도 악플 시달려…끝까지 싸울 것"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 김지은 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지은 "유죄 확정 사건조차 음모론과 비아냥"


오늘(17일) 김지은 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 씨의 태도를 보았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김지은 씨는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며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 달라"며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갖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건희 "미투, 돈 안 챙겨 주니 터지는 것…안희정 불쌍"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방송 / 사진=연합뉴스

이는 어제(16일)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송된 김건희 씨 7시간 통화 녹취록 내용에 따른 것입니다.

김건희 씨는 유튜브 채널 '서울이 소리' 소속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수들은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야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라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습니다.

김건희 씨는 "그러니까 미투도, 이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트리면서 그걸 잡자 했잖아. 아니 그걸 뭐 하러 잡자 하냐고"라며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구만 솔직히. 둘이 좋아서 한 걸 갖다가 완전히 무슨 강간한 것도 아니고.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건희 씨는 '스트레이트'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성 착취한 일부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미투 관련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습니다.


윤 후보 또한 김건희 씨의 발언에 대해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성폭력 혐의로 기소돼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 중입니다.

다음은 김지은 씨 입장 전문입니다.

김건희 씨 미투 관련 발언에 대한 안희정 성폭력 피해자의 사과 요구

김건희 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합니다.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 씨의 태도를 보았습니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습니다.

사과하십시오.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주십시오.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2.1.17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저자)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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