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영상] 심상정 "진보정치 끝까지 포기 않겠다"…5일 만에 '복귀 선언'
입력 2022-01-17 15:23  | 수정 2022-01-17 16:14
심상정, 닷새 만에 공식석상 등장
“지지율 일희일비 않을 것”
“불평등은 정치의 일부, 무한한 책임 느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선거운동 일정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오늘(17일)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며 대선 레이스에 공식 복귀했습니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주제로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심 후보는 이 불평등과 차별의 세상을 만든 정치의 일부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정치에 제 역할 하는 진보정당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성원해 준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대로 성찰하고 제대로 일어서겠다. 가치와 원칙은 더 선명하게, 가난하고 절박한 시민들을 위해 더 절실해지겠다”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기울이고 겸손해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심 후보는 대선 일정을 돌연 중단한 배경에 대해 단순한 지지율 때문이 아니다”라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저와 정의당이 손잡아야 할 분들과의 거리가 아득히 멀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 3가지 △어려운 상황 남 탓하지 않겠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피하지 않겠다 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해야 할 일 3가지를 △노동, 여성, 기후 위기 등 지워진 목소리를 대변 △금기처럼 성역화된 중요 의제 논의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통해 사회 공통의 가치 복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심 후보는 기자회견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무산된 진보 진영 단일화와 관련해 하루아침에 큰 변화가 당장 어려울 수 있다. 말만 앞세우고 또 뒤따르지 못하면 우리 국민들께도 실망을 드릴 수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며 지금 불평등과 기후위기 그리고 차별에 맞서 온 그런 진보 시민 재세력 간의 선거연대를 가능한 한 최선의 방법을 도모해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마지막 소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총선 불출마 의향을 묻자 미래에 대한 어떤 약속을 드릴 계획은 없다. 그것은 또 다른 책임과 판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며 제가 드리는 말씀은 대통령 후보 출마를 이번에 하게 된, 저의 사명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목표 득표율을 묻는 말에는 저희가 성찰하고 또 변화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리고, 또 어디까지 우리 국민들께서 공감해 주시느냐에 따라서 득표율은 그 결과로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심 후보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갑작스런 선거운동 중단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저를 위해 귀중한 시간 할애해 주셨는데 일정 차질로 혼란을 겪으셨을 모든 분들께도 용서를 구합니다. 또 저를 염려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신 당원과 시민여러분들께 깊은 감사 말씀 올립니다.

제가 대선 일정을 멈춘 것은 단순한 지지율 때문이 아닙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저와 정의당이 손 잡아야 할 분들과의 거리가 아득히 멀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밀려드는 일정을 잠시나마 멈춘 채 제가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지금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하여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침묵 속에서 깊이 성찰했습니다.

저는 국민들께 ‘노동이 당당한 나라, 정의로운 복지국가 만들겠다고 약속드렸었습니다. 지난 진보정치 20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더 극심해졌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이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남 탓하지 않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거대양당의 횡포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당이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억울한 이들은 바로 하루하루 이 암담한 현실을 살아 가야만 하는 시민들이기 때문입니다.

저 심상정은 이 불평등과 차별의 세상을 만든 정치의 일부입니다.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그래도 대한민국 정치에 제역할 하는 진보정당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성원해 주셨던 시민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약자들과 함께 눈물 흘리는 것을 넘어서, 더 큰 힘을 가지고 약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소명을 이루고자 선거제도 개혁에 모든 것을 걸고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보의 원칙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뼈아픈 저의 오판을 겸허히 인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상처 입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약속드립니다. 저 심상정은 결코 여기서 멈춰서지 않겠습니다.

한층 심각해진 불평등과 더욱 공고해진 기득권의 현실 앞에 약자를 위한 진보정치가 더욱 절실하기에 그것이 아무리 고단하고 힘든 길이라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 험한 길을 이어갈 후배 진보정치인들이 또다시 절벽에서 시작하는 막막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음 세대의 진보가 심상정과 함께한 진보정치 20년을 딛고 당당하게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저 심상정의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습니다. 제대로 성찰하고 제대로 일어서겠습니다. 가치와 원칙은 더 선명해지겠습니다. 가난하고 절박한 시민들을 위해 더 절실해지겠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겸손해지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진보정치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고심했습니다. 저 심상정은 앞으로 세 가지를 하지 않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대해 남 탓하지 않겠습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피해가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세 가지를 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지워진 목소리들을 심상정의 더 큰 마이크로 대변하겠습니다. 노동이 사라진 대선, 여성이 사라진 대선, 기후 위기가 사라진 대선, 여성과 노동 그리고 녹색의 목소리가 다시금 힘차게 울려 퍼지게 하겠습니다.

먼저 진작에 토론했어야 하지만 마치 진보의 금기처럼 성역화되어왔던 중요한 의제들을 논의하겠습니다. 금기하는 것을 금기하겠습니다. 끝으로 생각이 다른 분들과 적극 대화하겠습니다. 진영을 넘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사회 공통의 가치를 복원하는 대선을 치르겠습니다. 겸손하게, 당당하게, 한층 엄혹해진 불평등의 시대에 진보정치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포기할 수 없는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나아가겠습니다.

영상편집 : 이혜원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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