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낙연, 송영길 겨냥했나…"문재인 정부 성취까지 저평가 안 돼"
입력 2022-01-12 16:08  | 수정 2022-04-12 17:05
(왼쪽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文정부 차별화 가속화에 우려 제기
친문 의원들 "당 대표 리스크 걱정"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가속하는 가운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 기간이라 그렇겠지만 요즘 민주당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도 사실과 다르게 평가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낙연 "문재인 정부서 경제 규모 세계 10위 강국 됐다"

(왼쪽부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오늘(12일)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회의 기조발언에서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는 경제 규모 세계 10위, 무역 세계 8위의 경제 강국이 됐다"며 "그런 눈부신 성장에는 제조업 경쟁력 세계 3위, 혁신역량 세계 5위, GDP 대비 R&D(연구·개발) 재정 비율 세계 1위 같은 저력이 기여했다. 문재인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차를 3대 미래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늘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적어도 민주당은 차별화 같은 선거 전략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성취까지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잘못"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제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 위에서 새로운 발전을 추구해야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송영길 "이재명도 정권 창출"…친문 의원들 "민주당 대표가 이런 말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의 발언은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권 심판론에 대응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화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어제(11일) 송 대표는 MBC 뉴스외전에서 "민주당 대표가 송영길로 바뀌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송 대표는 "(이 후보가) 기소돼서 (정치적으로) 죽을 뻔했지 않느냐"라며 "(따라서) 이 후보 역시 새로운 정권의 창출이다. 여야의 정권 교체는 아니지만 상응할 만큼의 새로운 변화된 정권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실제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당내 친문 진영에서 큰 반발을 샀습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에서 정무실장을 맡았던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이 후보를 탄압했다는 송 대표의 말씀은 아연실색"이라며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런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일갈했습니다.

이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활동했던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동안 당의 단합을 위해 말을 아꼈지만 이대로 가면 안 된다"라며 "민주당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난 10월에도 '이재명도 정권 교체'라는 말로 씁쓸함을 안겼던 당 대표가 이번에는 대놓고 정치 탄압을 운운하다니, 이건 당 대표로서 갈 길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가했습니다.


또 다른 이 전 대표 캠프 출신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준석 리스크로 홍역을 치렀다. 민주당까지 당 대표 리스크를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사적인 감정이 공적인 행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자제력을 발휘할 때다. 자성을 촉구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송 대표는 지난해 10월에도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총리나 각료나 핵심 역할을 했던 분이 아니다. 경기지사로 지방 행정을 했고 핵심 주류 그룹이 아니었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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