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탈모약 이어 가발·수술까지 지원하나…외신도 주목
입력 2022-01-07 16:15  | 수정 2022-01-07 17:12
사진=유튜브 채널 '재명이네 소극장' 캡처
與 측 "가발·모발이식 수술도 포함해야"
AP·로이터 등 "탈모, 韓서 뜨거운 쟁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탈모약 건강 보험 적용 공약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여당 측이 가발이나 모발이식 수술도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야권이 "모(毛)퓰리즘"(모발+포퓰리즘)이라고 맹비난하자 외신들도 "한국에서 탈모 지원 공약이 대선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주목했습니다.

與 측 "누굴 대상으로, 어디까지 급여할 것이냐 정리해야"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7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신복지위원회 보건의료분과장을 맡은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MBC라디오에서 탈모 관련 공약과 관련해 "누굴 대상으로, 어디까지 급여할 것이냐를 정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먼저 탈모를 방지하는 약, 그다음에 탈모가 아주 심한 경우 사용하는 가발에 대한 급여를 우선 생각할 수 있다"며 "가발이 보통 200만~3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또 가발을 한 번 만들면 계속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닳기 때문에 1년에 2~3개를 써야 한다"면서 가발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모발이식에 대해서도 "일종의 성형수술에 가까운 것이라 하더라도 굉장히 제한적으로 꼭 필요한 분들에게나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라고 건보 적용이 필요하다고 시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선대위에서 (건보 적용 확대가) 검토되는 게 맞다"며 "개인적으로 가발도 중증에 대해서는 급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野 "표만 바라는 공약" vs 이재명 "1천억이 퍼주기?"

(왼쪽부터)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당이 탈모약 건보 적용에 1천억 원가량의 재정 부담이 들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관련해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그저 표만 바라고 국가 운영의 원칙도, 중환자들의 절망도 짓밟는 이런 후보와 정당이 국가총생산(GDP) 90%를 깎아 먹는 차베스 마두로 정권보다 나은 점이 뭐가 있을까"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연간 수십조 원(건보) 지출 중에 1천억 원 정도 가지고 퍼주기라고 말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치아) 스케일링을 보험 처리해주지 않았나. 그때는 퍼주기라고 말 안 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외신들 "북핵·한미관계 아닌 탈모가 쟁점"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처럼 이 후보의 탈모 정책이 화제를 모으자 외신들도 "북핵, 한미관계, 비리 등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던 한국 대선에서 탈모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라고 주목했습니다.

미국 AP 통신은 "한국의 SNS에는 '재명이형 사랑해요', '당신을 청와대에 심겠습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올라오고 있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국가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성만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팽배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로이터 통신도 '표를 위한 탈모 치료? 한국의 긴장감 있는(hairy) 논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이 후보가 탈모 관련 커뮤니티에서 ‘'뽑는다'는 말이 금기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는 슬로건이 담긴 패러디 영상을 제작해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 후보의 공약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포퓰리즘적 아젠다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 후보가 탈모약 건보 보장 공약으로 뜨거운 토론에 불을 붙였다"며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보편적 기본소득' 등으로 인기를 얻자 스스로 '성공한 버니 샌더스(미국의 대표 진보 인사 상원의원)'라고 불리기 원한다고 밝힌 적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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