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종인 "윤석열 '삼프로TV' 출연, 전혀 몰랐다…개편 결심 계기"
입력 2022-01-06 11:37  | 수정 2022-01-06 11:37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아서 여론 좋지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해서 조직 개편 얘기한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후보와 본인 사이에 있었던 엇박자를 인정했습니다. 총괄위원장인 자신에 대한 지휘 체계 시스템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조직 융합이 잘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이로 인해 윤 후보의 '삼프로TV' 출연 여부와 준비 과정 모두 전혀 몰랐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오늘(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 개편안' 결정을 하게 된 계기로 '족발집 기자회견'이 아니라 '삼프로 TV 출연'을 꼽았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족발집에서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를 더듬거리며 읽는 장면이 논란이 되고 나서 윤 후보에게 큰 실망을 했다고 알려진 바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그것(족발집 기자회견)뿐이 아니다. 지난 번에 윤 후보가 '삼프로'라는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그 프로그램 자체에 나갔을 적에 전혀 제대로 된 준비가 되지 않아서, 프로그램이 끝나고 난 다음에 아주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됐다"며 윤 후보의 삼프로TV 출연에 대해 "(윤 후보가) 나가는 걸 몰랐고, 누가 준비하는 지도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 출연한 윤석열 후보의 모습 / 사진 = 유튜브 캡처


앞서 윤 후보는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검증해 나가는데 정책 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같은 방송에 출연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인터뷰 내용과 비교 당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한 달 가까이 보면서 도저히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되겠다 해서 후보 하고도 몇 번 논의를 했다"면서도 "관리를 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된다. 그러니까 근본적인 조직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해서 조직 개편을 하자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후보의 당선을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이려고 조직 개편을 하자고 했던 것이지, 내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다"라며 "(후보와 상의 없이 결정했던) 그 장면이 오해 소지를 남긴 것 같은데, 그러므로 인해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다 보니 서로 생각이 맞지 않게 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본부장들이 김 위원장에게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는 보도가 있다'라는 질문에 "대부분 그렇게 됐다"고 인정하며 "내가 선대위를 꾸릴 때 같이 참여하지 않고 선대위를 다 만들어 놓고 들어갔기 때문에 조직 자체가 융합이 돼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아울러 이수정, 신지예, 김민전 등 여성 인사의 영입에 대해서도 "나는 전혀 모르고 들어온 사람들"이라며 "내가 총괄선대위원장이라고 명칭만 해 놓고 당의 인사 이런 게 전혀 나한테 전달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을 영입할 때, 무조건 숫자만 영입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떤 사람을 영입했을 적에 잃는 것과 얻는 것을 비교해가면서 해야 되는데 막연하게 사람을 영입 하다 보니까 그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초래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전날(5일) "선대위 개편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하자는 것인데, 쿠데타니 상왕이니 이딴 소리를 하고,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다. (내가 선대위에) 억지로 끌려간 사람인데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윤 후보와 결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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