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법은 해리포터에서나"…엠마 왓슨에 이스라엘 '발끈', 왜?
입력 2022-01-05 15:13  | 수정 2022-04-05 16:05
팔레스타인 지지하는 듯한 메시지 담긴 게시물
이스라엘 정부 고위 인사들, 엠마 왓슨 맹비난

영화 '해리포터'에서 헤르미온느 역할을 맡아 유명세를 펼친 배우 엠마 왓슨이 이스라엘 정부 고위 인사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독립 운동을 지지하는 듯한 메시지가 담긴 SNS 게시글을 올렸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 시간 4일 엠마 왓슨이 친(親)팔레스타인 게시물을 올려 이스라엘 전·현직 유엔(UN) 주재 대사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왓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팔레스타인들의 시위 현장 사진 위에 "연대는 동사다(Solidarity is a Verb)"라는 문구가 적힌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아울러 파키스탄 출신 영국 페미니스트 철학자 '사라 아메드'가 제시한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연대는 우리의 투쟁들이 같은 투쟁이거나, 우리의 고통이 같은 고통이거나, 우리의 희망이 같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연대는 우리가 같은 감정, 같은 삶, 혹은 같은 몸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공통의 기반 위에 산다는 인식 뿐만 아니라 헌신과 노동을 수반한다"

해당 게시물은 120만 명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활동가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기도 했으며 댓글에는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는 의미인 '#FreePalestine', '#PalestineWillBeFree' 등의 해시태그가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 고위 인사들은 왓슨에 대한 비난을 강하게 쏟아냈습니다.

대니 다논 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왓슨의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직접 공유하며 "반유대주의로 그린핀도르 10점 감점"이라고 적었습니다.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해 왓슨을 저격한 것입니다. 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길라드 에르단도 또한 왓슨의 게시물을 공유한 뒤 "소설이 해리포터에서는 통할 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만약 그랬다면 마법으로 여성을 억압하고 이스라엘의 전멸을 추구하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폐해를 없앴을 것"이라고, 역시 해리포터 영화를 언급하며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한 또 다른 비판도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활동가 모하메드 엘 쿠르드는 왓슨의 게시물에 대해 "아주 단순한 진술일 뿐이다. 유대주의자들은 어디에서나 광분한다. 정말 우습다"고 비꼬았고, 비영리 단체 '인디비지블 프로젝트' 공동 이사 레아 그린버그는 "기본적인 표현마저 가로막기 위해 반대유주의를 악의적으로 무기화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한편, 왓슨은 지난 2014년 유엔 여성 친선대사로 임명되고,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여성 평등을 옹호하는 캠페인 'HeForShe'를 출범하기 위한 연설을 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왔으며 이듬해인 2015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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