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그런데'] 새 대통령에 바란다
입력 2022-01-04 20:11  | 수정 2022-01-04 20:45
'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이 숭고한 땅에 두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마음을 합치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망가질 것이다. 이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1970년대 인종갈등으로 위기에 몰린 미국 버지니아주 고교 미식축구팀이 연전연승의 드림팀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다룬 이 영화에서 흑인 코치는 게티즈버그 남북전쟁 희생자들 묘역에 선수들을 데려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오는 3월 9일, 우리는 5년간 대한민국이라는 선단을 이끌 새 선장을 뽑게 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라고 다 좋은 것 아닌 듯하죠. 대부분이 그 어려운 자리에서 '정말 수고했다는 말'보단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요.

국민은 대통령이 산적한 난제를 일거에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는데, 정작 대통령은 그러질 못하기 때문입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우선 새 대통령은 분열된 국민부터 하나로 만들어야 합니다. 경제적 양극화가 낳은 빈부격차, 진보와 보수의 이념 양극화, 해묵은 지역감정으로 촉발된 한국사회의 분열은 이제 '통합의 리더십'으로 재탄생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일촉즉발, 발등의 불이 됐습니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같은 세계적인 상품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역으로 생각해 보면 한국의 양극화가 그만큼 치열하고 처절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국정이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청와대 비서실 기능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무총리와 내각이 제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한편,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를 해야 합니다.

무위이치. 노자의 이 말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작위적인 통치나 지나친 간섭이 없어야 국민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코로나 팬데믹과 부동산 폭등,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화려한 이벤트와 말 잔치 대신 전문성과 실행능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는 우리의 미래를 선택하는 겁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앞으로 5년간 국민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하는 지도자를 꿈꿔 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새 대통령에 바란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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