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애플 시총 3500조원, 아이폰만큼 잘팔린 '이것' 덕분이었다
입력 2022-01-04 17:52  | 수정 2022-01-04 19:36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글로벌 증시 심장부' 미국 뉴욕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에 상승세를 보이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냈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는 올해 뉴욕증시가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를 보이기 힘들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감안할 때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보면서도 당장은 '1월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 간판주로 꼽히는 애플은 새해 첫 거래일 장중 시가총액이 3조달러(약 3582조9000억원)를 넘어섰고,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는 주가가 13% 급등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직전 거래일보다 0.64% 오른 4796.56에 마감해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같은 날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1.20%)와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1.21%),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68%)도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는 애플 시총이 장중 한때 3조달러를 돌파했다. 시총이 3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전 세계 증시를 통틀어 처음이다. 3조달러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애플은 2018년 8월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섰고 2020년 8월에 2조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다시 장중 기준 3조달러를 넘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50% 올라 1주당 182.0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마감 시세 기준 시총은 약 2조9900억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주가가 오른 배경에는 회사가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 애플카와 가상현실(VR) 기기인 애플글라스 등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여기에 연말연시 애플 제품 판매 호실적 기대감도 더해졌다. 이날 '애플 소식통'으로 유명한 궈밍치 TF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시 동안 애플이 최신 에어팟 모델을 약 2700만쌍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연말연시 성수기를 감안할 때 애플의 웨어러블(손이나 팔, 머리 등에 지니고 움직일 수 있는 IT기기) 사업 매출이 1년 전보다 20%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날 짐 수바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애플 목표가를 기존 170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하며 "애플이 증강현실(AR)과 VR 기기 출시로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예정대로 신제품을 내놓으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3.5% 급등했다. 지난해 차량 인도 대수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은 약 94만대에 이른다는 회사 발표가 전날 나온 영향이다.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1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 JP모건 전략가는 "2022년을 전체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공급망 대란 속 인플레이션 압박 탓에 변동 장세가 펼쳐질 수 있지만 이런 영향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말 시장 환경이 '하이베타' 종목을 매력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1월 효과가 예년보다 더 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이베타 종목이란 S&P500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함께 움직이지만 상승폭이나 하락폭이 지수보다 더 큰 종목을 말한다. 통계적으로 볼 때 올해에도 미국 주식 투자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 눈에 띈다. 미국 투자 자문사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71년간의 뉴욕증시를 분석한 결과 한 해 S&P500지수가 최소 25% 뛰었던 연도는 총 17개였으며, 이 중 14개 연도를 보면 다음 해에도 평균적으로 14% 정도 상승세가 이어지곤 했다"면서 "경제 상황과 기업 펀더멘털이 더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지난해 S&P500지수가 약 29% 올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도 상승장을 기대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당장 상승장세가 이어지더라도 단기 매매만큼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이스 네이블리어 네이블리어 앤드 어소시에이츠 창업자는 "인플레이션 탓에 현금과 채권의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은 여전히 투자할 만한 유일한 대상이지만 새해 첫 거래일부터 미국 국채수익률이 올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시중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이 직전 거래일보다 11bp(1bp=0.01%포인트) 오른 1.63%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5일 연준이 공개할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이동인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