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오스템에 3000억 물린 은행…"상폐땐 날벼락" 전전긍긍
입력 2022-01-04 17:48  | 수정 2022-01-04 21:06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관리 담당 직원이 188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4일 오전 적막감이 흐르는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모습. [박형기 기자]
◆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파장 ◆
국내 은행권이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에 빌려준 돈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 규모는 1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한국거래소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통해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회사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져 채권이 부실화될 수 있어 금융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가 은행권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약 3025억원이다. 이 중 상환 기간이 1년 이내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은 1085억원 상당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작년 3분기 공시를 한 이후 횡령이 발생하기까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상당수 금융사들은 여전히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단기 자금을 가장 많이 빌려준 은행은 KDB산업은행으로 규모는 약 280억원이었다. 이외에도 한국수출입은행(250억원), 우리은행(180억원), IBK기업은행(120억원) 등이 이 회사의 단기채권을 보유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장기 차입금도 1940억원 보유하고 있다. 장기 차입금은 우리은행이 8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은행(524억원), 신한은행(129억원) 등 순이다. 이 중 오는 9월까지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 차입금은 629억원 상당이다.
금융사들은 경찰이 자금을 빼돌린 직원의 신병 확보에 나섰고, 오스템임플란트의 연간 영업이익도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자금 회수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다.
만약 거래소가 회사의 상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면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채권에 문제가 생기면 채권단이 협의해 회사에 차입금 일부 상환을 요청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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