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엮이기 싫어" 앞다퉈 돈 뺀다…오스템 횡령 유탄맞은 동진쎄미켐
입력 2022-01-04 17:38  | 수정 2022-01-05 17:38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의 불똥이 국내 증시 곳곳으로 튀고 있다.
횡령 당사자인 오스템임플란트 자금 담당 직원 이 모씨가 횡령한 회삿돈으로 매입한 동진쎄미켐은 4일 전날에 비해 1.71% 내린 4만5900원에 마감했다. 횡령 사실이 전해진 지난 3일 8.43% 급락한 후 이틀 새 10% 하락한 셈이다. 이날을 포함해 이틀 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동진쎄미켐을 545억원, 34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씨가 보유한 동진쎄미켐의 잔여 지분이 곧 매도될 수 있다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이씨가 보유한 동진쎄미켐 주식은 55만주로, 이날 종가 기준 252억원어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진쎄미켐의 시가총액(2조3600억원)을 감안할 때 매도 가능 물량 규모가 크지는 않다"면서도 "최근 주가가 급등한 영향도 있어 차익 실현과 위험 회피 차원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악재가 일부 종목에는 반사 수혜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날 덴티움과 덴티스는 각각 7.22%, 11.67% 급등했다. 전날의 상승폭을 감안하면 이틀 새 각각 11%, 13% 상승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종목이 되며 상장폐지 가능성이 거론되자 다른 임플란트주로 수급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코스닥150 종목으로 공매도가 가능하다. 공매도 투자자는 물론이고 한 종목은 사고 다른 종목은 파는 롱숏 거래를 하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악재가 노출된 오스템임플란트를 팔고 이들 종목을 살 요인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공매도 잔액은 시총의 2% 수준으로 높은 편이 아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종, 나아가 코스닥 시장으로 악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실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직원이 회삿돈을 횡령했음에도 뒤늦게 관련 사실을 인지하며 취약한 회계 시스템을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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