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굿바이 블랙베리" 오바마 최애폰 역사 속으로
입력 2022-01-04 17:26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4년 11월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애용해 이른바 '오바마폰'으로 불리던 블랙베리가 4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한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이날부터 블랙베리 7.1 운영체제(OS)와 초기 버전, 블랙베리 10 소프트웨어, 블랙베리 플레이북 OS 2.1 등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블랙베리 측은 이에 따라 해당 OS가 탑재된 블랙베리 볼드·스톰·패스포트 등은 통화, 문제메세지, 응용프로그램 등이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기업인 블랙베리는 한때 2009∼2010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리적인 쿼티(QWERTY) 키보드와 BBM(블랙베리메신저)가 특징인 블랙베리는 2000년도 후반 아이폰보다 점유율이 높기도 했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 정치인 등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으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블랙베리를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아이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는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아이폰은 아이폰4부터 블랙베리 점유율을 추월했다. 경쟁사들에 밀리며 적자가 지속되자 블랙베리는 결국 2016년 자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2017년 중국 TCL이 블랙베리로부터 하드웨어 라이센스를 받아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블랙베리 모바일'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이마저도 판매가 저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 사업이 된 블랙베리는 2020년 기준 매출 약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즈는 블랙베리 서비스 종료에 대해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이제 레이저디스크(LD)의 길을 가게 됐다"며 "블랙베리가 공항 라운지와 백악관 웨스트윙을 지배했던 시대와의 아쉬운 작별"이라고 평했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1월 '밈 주식'(meme stock)으로 떠올라 주가가 순간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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