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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주식 24조원 던진 국민연금, 새해에도 순매도 지속
입력 2022-01-04 16:08 
[사진 출처 = 연합뉴스]

160조원의 국내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매도 공세가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4조원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들었는데 아직까지는 별다른 태도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이 목표 범위 안으로 들어온 만큼 국민연금이 조만간 매수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속한 연기금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57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375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새해 개장 이후 이틀 연속 순매도세다.
지난해 거래일을 합치면 6거래일 연속 매도세다.
국민연금은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국내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코스피 하단을 방어해왔다. 지난 2019년 9조6575억원을 순매수했던 연기금은 지난 2020년 2조8135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하지만 코스피가 1400선까지 빠졌던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장에서는 한달 만에 3조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연기금은 지난 한해 국내주식 비중 조절에 나서면서 연중 내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해 연기금의 코스피 매도 규모는 24조1439억원에 달했다 기관 투자자 전체 순매도 규모인 38조6263억원 중 62%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보험(4조7420억원), 투신(4조2640억원) 등에 다른 기관 투자자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매도세를 나타냈다.
12월부터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연기금은 22거래일 가운데 13거래일을 순매도하고 9거래일은 순매수했다. 순매도액은 259억원에 그쳤다. 직전달인 지난해 11월 9329억원에 비해 급감한 금액이다.
이 때문에 새해에는 연기금이 다시 순매수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진 출처 = 한국거래소]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주식을 지속적으로 판 것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국내 주식의 비중이 목표치 상단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6.8%다. 여기에 상하로 3%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가 있다. 즉 13.8~19.8%가 국민연금이 목표로 하는 국내주식 투자 비중인 것이다. 지난 2020년 말 국내주식 비중은 20.4%로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코스피가 2000선이던 '박스피'에서 지속적으로 국내주식을 매입했는데 동학개미 열풍으로 코스피가 3000선을 뚫는 등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국내 주식 매도로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국내주식 비중은 17.9%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국내주식 비중 조절을 위한 매도 유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면서 조만간 순매수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코스피는 지지부진한 횡보세를 이어간 반면 국민연금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27.4%를 차지하는 해외주식은 상승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해외주식 대비 국내주식이 크게 소외돼 연기금 수급이 개선될 여지를 만들었다"라며 "신규 여유자금 배분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지난해와 같은 순매도 일변도는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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