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G엔솔 삼바 F&F 올해 '주당 100만원' 후보…쪼개서 사 볼까
입력 2022-01-04 15:54  | 수정 2022-01-24 21:34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한 댄스팀 '프라우드먼'이 F&F의 대표 브랜드 MLB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 = MLB]

올해 F&F, 삼성바이오로직스, 엔씨소프트, LG에너지솔루션 등이 ‘황제주에 도전한다.
한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웃도는 황제주는 지속적으로 성장한 우량 종목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그만큼 고가라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향후 국내주식 소수점 단위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새로운 황제주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F&F가 가장 황제주에 근접하다. F&F는 이날 전일 대비 2만6000원(-2.75%) 하락한 91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F&F는 지난해 5월 주당 36만원에 분할 재상장한 이후 8개월도 채 되지 않아 90만원대에 안착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늘리면서 중국 의류시장을 공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F&F의 영업이익률을 28.6%로 집계하고,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을 전년보다 50% 늘어난 5221억원으로 추정하는 등 호실적을 달성을 점치고 있다. MLB·디스커버리 등 산하 브랜드가 엠넷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노출되면서 인지도를 잡은 것도 호재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으로 중국 점포가 약 800개 증가할 것”이라며 수수료가 없는 고마진 사업인 중국 법인 수출 매출이 급증하면서 구조적 이익 고성장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때 황제주 반열에 들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엔씨소프트도 눈에 띈다. 지난해 두 종목 모두 104만원대를 터치한 전적이 있다. 이날 종가를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8만8000원, 엔씨소프트가 65만7000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차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고실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완공될 제4공장도 매출 증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바이오젠 인수설 부인에 주가가 내려앉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120만원대로 잡고 있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부족한 글로벌 백신 공급, 변이 바이러스 등장, 부스터샷 및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생산 설비 투자 및 기지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며 기존 단일항체 중심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사업(CMO)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유전자재조합 백신 등 차세대 모달리티의 발전으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엔씨소프트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신작 라인업 기대감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도입으로 성적 및 주가 흐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W의 북미·유럽 출시와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매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디렉터스 프리뷰 행사를 열고 이용자들의 게임 내 자산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엔씨소프트의 주가 반등을 위한 필요조건은 크게 세 가지”라며 기존 게임 안정화 및 신작 흥행, 돈 버는 게임(P2E) 개발 및 출시”라고 전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달 코스피 데뷔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에도 이목이 모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희망 공모가격 밴드(25만7000원~30만원)의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결정짓고,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에 성공하면 단숨에 주가가 78만원으로 뛴다. 이후 증권시장 분위기에 따라 100만원대로 진입할 확률이 높다.
이처럼 밝은 전망에도 개미들은 비싼 가격이 부담돼 과거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황제주였던 상장회사들이 단행했던 액면분할을 희망했다. LG생활건강이 편입된 코덱스(KODEX)200 또는 태광산업이 편입된 타이거(TIGER)200 등 황제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로 눈길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황제주에 대한 투자기회가 열린다. 오는 하반기 증권사들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소수점 거래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단위 또는 금액만큼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넣은 주문을 증권사가 취합해 1주를 만든 뒤,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증권사의 A고객이 0.3주와 B고객이 0.5주를 매수하면 증권사가 자기재산 0.2주를 더해 온주화하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이를 결제·보관하면서 주주권 행사를 하게 된다. 배당금도 예탁원이 수령한 후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커피 한 잔 또는 담배 한 갑 값만 있어도 황제주를 살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을 아울러 황제주는 LG생활건강과 태광산업 두 개뿐이다. LG생활건강은 전날 대비 2000원(0.18%) 내린 110만2000원, 태광산업은 전날과 비교해 6만8000원(6.61%) 상승한 109만7000원에 장을 종료했다.
LG생활건강은 후·숨·더페이스샵·엘라스틴·페리오 등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거느린 화장품 및 생필품 제조업체다. 지난해 11월 말 중국에서의 판매량 부진으로 주가가 105만원선까지 내려앉으면서 황제주 지위를 내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샀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 수혜주로 꼽히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주가가 최근 1년 동안 30% 넘게 빠진 점을 근거로 아직도 낮은 가격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낙폭이 과도하다”며 과거 외부 충격에도 미미한 이익 변동성으로 견고한 체력을 자랑해 온 점을 고려했을 때, 변종 코로나인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 지금의 저점은 매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세기 이상 섬유 및 석유화학사업을 영위해 온 태광산업은 LG화학 부사장 출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대규모 아크릴로니트릴모노마(AN) 생산 공장을 짓는 등 LG화학과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나아가 폐자원을 활용한 리사이클 스판덱스 상용화와 저품질 폐플라스틱을 통한 섬유 채취 등 친환경 섬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